[1] 30대, 이제는 온전히 나로서 존재해야 할 때
1992년생, 한국 나이로 올해 34세를 맞이했다. 만으로는 33세. 삶을 대하는 태도와 외형은 20대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지만 슬슬 사회적으로 여러 책임감이 부여되는 인생의 중요한 때 (라고 모두 말하니 그런 셈 쳐야겠다) 인듯하다.
나는 여느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 시절 제대로 공부하지도, 놀지도 못했던 애매한 아이였지만 용케 운 좋게도 경기도 안산에 위치했지만 '서울'이라는 이름이 붙은 한 예술대학에 붙어 대학 졸업장은 얻을 수 있었다. 졸업 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던 중 평소 내향적인 성향과 맞다고 생각한 '글쓰기'를 해야겠다 결심,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며 에디터 커리어를 쌓았다.
유년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또래와 비교해 필요 이상으로 조숙했으며 너무나도 진지했다. (사실 '조숙'이라는 단어보다 '애늙은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어릴 때부터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포착되는 사소한 신호들, 그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분위기를 살피게 됐으며 나의 의견은 제대로 말하지 않고 속으로 삭히는 시간들이 늘어갔다. 이런 성향 탓에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큰 피로감을 느꼈고 제대로 된 친구 없이 그저 오며 가며 만나게 된 이들과 '인스턴트식'의 교류를 이어왔다.
그렇게 30대가 됐다. 내 일상에 젖어있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우울, 존재에 대한 의문은 조금씩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
도저히 오피스텔 원룸에서는 이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는 실존하는 현대인으로서 결심했다. 매일 집 문을 열고 어딘가 나가기로.
이 외출은 내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존재하는 현대인으로서, 남들과 호흡하기 위한 나만의 작은 발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