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가 유일하게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곳, 카페
예로부터 '카페'(Cafe)는 전세계적으로 예술과 문학,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과 영감이 오가는 장소였다. 향긋한 커피 원두 냄새와 함께 조용히 흘러나오는 음악과 주변의 백색소음, 따뜻한 분위기지만 동시에 완벽히 혼자가 될 수 있는 적절한 차가움까지 모두 갖춘 곳이다.
대한민국에서 카페는 단순 커피전문점 그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에서 카페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많은 이야기, 삶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적정 거리를 두고 모두 커피 한 잔과 함께 공부를 하고, 무엇인가 읽고 쓰며 각자 하루의 할 일을 처리한다.
동시에 카페는 '쉼'의 장소다. 이곳에서는 무엇이 될 필요도, 구태여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매 순간 목적 의식과 명분을 요구하는 초경쟁사회에서 이렇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편안한 소파 좌석에서 몸에 힘을 빼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잠시 눈을 감아본다.
내향형 인간에 거기다 술도 즐기지 않으며 인간관계 또한 좁은 나. 몸만 컸지 스스로 많은 제약을 두고 있는 나에게 카페는 그야말로 '맞춤 도피 장소'다.
사람에 지쳐서, 사람에 대한 의문과 함께 조금씩 힘든 감정이 올라올 무렵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카페를 찾는다. 이곳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 이상적인 '거리'가 존재한다. 필요 이상 가까워지지 않는다. 생면부지의 우리지만 각자 짧은 순간 서로를 이해했으며 동병상련 감정을 느낀다.
나와 당신이 한 공간에 있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마주보고, 무언의 영감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