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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sy Jun 27. 2022

소통보다 좋은 "OO"

나는 네가 궁금해 

 우리가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소통은 정말 중요하다. 조직 활동에서도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과 소통을 배운다. 대학이나 직장에서도 소통을 역량으로 평가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을  말한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 사이에도 100% 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소통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어렵다. 오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언어가 통하지 않는 반려견과 얼마나 소통하고 있을까? 


 반려인과 반려견 사이에 소통이라는 표현은 적절한가? 말을 할 수 없는 반려견과 나 사이에 오해가 없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같은 언어를 써도 오해가 생기는데 서로 대화조차 오갈 수 없는 반려견과 소통을 한다는 것은 애초가 불가능 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 종종 사람보다 코코랑 더 잘 통한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해도 괜찮다. 대화할 수 없다는 건 소통하지 못한다는 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괜찮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소통보다 좋은 교감을 하기 때문이다. 교감은 서로 접촉하여 따라 움직이는 느낌을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소통과 교감의 큰 차이점은 언어가 아닐까 싶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우리는 몸짓, 눈빛, 행동 등의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교감한다. 물론 사람도 모든 소통을 언어로 하지 않는다. 언어와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동반된다. 심지어 소통의 언어적 요인은 7%밖에 되지 않는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코랑 나사이에 언어의 문제가 그리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교감은 비언어적 요인도 한계를 뛰어넘는데 표현하기가 어렵다. 교감보다는 비언어적 소통이 글로 표현하기 쉬우므로 예시를 보여주려고 한다.


 비언어적 표현을 잘하는 코코는 정말 사람 같다. 예를 들면 물그릇에 마실 물이 떨어지면 내 팔을 툭툭 치고 가는 등의 행동한다. 코코 본인을 쳐다보게끔 하는 것이다. 그러고는 물그릇 앞에 가서 앉아서 나를 쳐다본다. '앉아' '기다려'를 스스로 하며 보상을 원하고 있다. 그 모습은 진짜 귀여워 기절할 것 같다. 물이 없으니 물을 달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한다. 또 우리가 밥을 먹고 있을 땐 제일 좋아하는 인형을 물고 와 식탁에 올려놓는다. 자신이 아끼는 장난감을 줬으니 맛있는 것을 달라는 표현이다. 산책을 할 때도 자신이 가기 싫은 길로는 절대 안 가려고 한다. 특히 밤 산책을 할 때면 동네를 멀리 벗어나거나 좁은 골목길로 산책하는 것을 싫어한다. 어떤 날은 엄마가 집에 있으면서 산책을 같이 안 가면 좋아하는 산책을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리고 코코는 천사견이다. 내 말도 잘 이해해준다. 코코는 산책을 더 하고 싶지만 내가 시간이 촉박할 때면 코코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러면 또 아쉬운 듯이 발길을 돌려준다. 한 번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산책을 가려다 못 가고 소파에 기절하다시피 한 적이 있다. 코코는 너무 나가고 싶어서 나를 계속 깨우면서 목줄을 가져다줬다. 코코한테 옆에 올라와서 한 숨 자고 가자고 세 번 정도 말하니 옆에 와서 같이 잠을 청하는 코코는 천사였다. 



 그 외에도 정말 많다. 말을 못 할 뿐이지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산책하고 싶다,  무섭다, 배고프다, 놀고 싶다 등 코코는 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들도 곧 있으면 코코가 말하게 생겼다고 한다. 자기표현도 점점 확실해진다. 말만 못 했지 사람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얼마나 알아차릴 수 있느냐가 문젠데  나는 코코를 잘 느끼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촉을 세우고 섬세하게 캐치할 수 있는 감각들이 발달되어 있는 것 같다. 엄마가 되면 이런 기분일까 싶다. 반려견의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 싶은 마음은 모든 반려인들이 그럴 것이다. 그래서 강아지 번역기도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8년 동안 교감하며 서로의 감정과 의미를 알아차리고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럼에도 내가 없는 시간 넌 뭘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느낌인지 모두 알고 싶다. 오늘은 기분은 어떤지, 나가서 놀고 싶은지, 멀리 나가고 싶은지, 집에서 쉬고 싶은지, 뭘 먹고 싶은지 등 전부 다 궁금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싶고 관심 있는 만큼 교감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항상 코코가 궁금하다. '내가 코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코코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이 도움이 된 걸까 알 수 없지만 코코와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코코와 세밀하게 교감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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