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롱이 Apr 30. 2021

독일 표현주의 영화 - 인간의 광기를 묘사한다면

표현주의 영화는 1919년 독일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에 영향을 준 영화 사조이다.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인간의 주관적인 심리상태나 감정을 비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전위적 성격이 뚜렷한 영화를 말한다. 표현주의에서 영화의 모든 요소는 인물이나 감독의 주관적인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다.


독일 로베르트 비네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19)이라는 기념비적인 표현주의 영화를 남겼다. 인간의 혼란스러운 심리와 광기를 주관적인 세계로 표현한 영화이다.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액자식 구성을 최초로 사용한 영화이다. 독일 F.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1922)는 최초의 흡혈귀 영화이다. 미묘하면서도 시적인 공포와 여운을 남긴 영화로써, 낯선 앵글, 네거티브 필름의 사용, 고속 촬영, 실루엣 촬영 등 공포를 극대화하는 다양한 기법을 사용했다. 독일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1927)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투쟁을 다룬 미래 도시를 냉소적으로 그린 장편 SF 영화다.


로브르트 비네의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19)와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1922)


* 표현주의 영화의 의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극단적인 대조를 통한 로우키 조명을 사용하였다. 이를 통해 일상의 주관성과 인간의 무의식적 내면을 묘사하고 암울하고 염세적인 분위기를 창조하였다. 사선으로 비틀어지고 왜곡된 배경과 기하학적인 세트의 미장센을 통해 영화 속 사건은 인물의 주관이 투영된 세계임을 암시하였다. 일상에서 상당히 벗어난 과장된 형태를 추구하였다. 비현실적인 의상과 그로테스크한 분장, 극단적으로 양식화된 태도와 과장된 연기, 갑작스럽거나 느리게 또는 불규칙적인 동작을 구사하였다. 그 외에도 비뚤어진 앵글과 이중노출 및 음화 등 다양한 카메라 기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기존의 관습을 타파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들이 줄을 잇게 되면서 장대한 기술적 발전을 가져왔다. 현대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이후 누아르, 공포영화 등으로 계승됐다.


당시 독일은 1918년 1차 세계대전의 패전에 따른 경제적, 문화적 황폐감에 휩싸여 있었다. 기존의 가치관은 붕괴되었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이러한 배경에서 독일의 영화는 사회적 무질서와 혼돈, 심리적 불안감과 공포가 반영되었으며 인간 본성의 이중성과 사악함에 대해 폭로했다.


* 표현주의로부터 파생 - 실내극 영화

실내극 영화는 표현주의적 경향이 비교적 적은 독일의 사실주의 영화이다. 장소의 변화 없이 일정한 공간에서 인물의 대화 및 움직임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었다. 내레이터를 통해 주관적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로우키 조명을 활용해 어두운 감정을 창조하는 면에서 표현주의에 영향을 받았다. 주로 하층 계급 인물의 비극적인 삶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영화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거리 영화의 일환인 칼 그루네의 <거리>(1923)와 무르나우의 <마지막 웃음>(1924) 등이 있다.


* 내용에 오류가 있는 경우 피드백받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기의 영화 - 서사 영화가 시작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