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튜디오 시스템 영화 -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스튜디오 시스템 영화는 1930~1950년대를 전후로 미국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말한다. 영화를 하나의 산업으로 간주하고 제작과 유통의 모든 흐름을 통합한 것이 스튜디오 시스템이다. 제작 과정의 분업화와 표준화를 통해 대량 생산을 하고, 배급과 상영의 통제를 통해 대량 소비를 가능하게 했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8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 토마스 H. 인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그의 제작 방식은 철저한 통제로 요약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은 각 감독에 의해 면밀히 작업된 스크립트에 기반하였고, 모두 제작자의 승인을 받았다. 때로는 감독과 같이 영화를 만듦새를 구체적으로 지휘했다. 그가 확립한 대량 생산, 인력 분배, 비용 절감의 촬영 방식, 제작사에 의한 제작 관리 등은 이후 40년이 넘도록 할리우드의 법칙처럼 지속되었다.
배급의 통제는 제작자 아돌프 주커가 본인 영화사의 배급사로 활용하기 위해 파라마운트를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 제작과 배급을 통제한 그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A급 영화를 팔면서 B급 영화를 끼워 파는 블록 부킹, 영화를 보지 않고 미리 사도록 강제하는 맹목 입찰 등의 관행을 만들었다. 이후 극장까지 직접 인수하게 되면서 제작, 배급, 상영의 수직 통합을 완성하게 되었다. 사실상 영화사 영화 산업을 독점하게 된 것이다.
이때 등장한 거대 영화사는 빅 파이브와 리틀 쓰리로 구분된다. 제작, 배급, 상영의 체계를 갖춘 워너브라더스, MGM, 폭스, 파라마운트, RKO는 빅 파이브이고, 제작, 배급의 체계만 갖춘 콜롬비아, 유니버설,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는 리틀 쓰리로 불린다.
* 미국 스튜디오 시스템 영화의 의의
영화의 제작과 유통의 모든 흐름인 제작, 배급, 상영을 각각 담당하던 회사가 인수 합병하며 수직 통합으로 독점적 지위를 얻으면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영화사는 제작 과정을 분업화하고 표준 제작 방식을 도입하여 많은 영화를 동시에 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제작비는 크게 늘어나 결국 은행의 통제를 받기에 이르렀다. 감독을 대신해 영화의 제작을 관리하는 제작자가 시장성을 판단하는 흐름은 이때부터 생겨난 관행이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예술성을 저해했고, 영화는 돈을 벌어들이기 위한 공산품처럼 찍혀 나오면서 상투적인 스토리로 넘쳐났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1948년 마침내 독과점 금지 판결인 파라마운트 판결로 붕괴했다. 상영이 분리되면서 독점적 지위를 상실해 통제권을 잃게 된 것이다. 더불어 마케팅의 일환이었던 스타 시스템은 제작 비용을 천문학적으로 상승시켰다. 시장이 성장할 때 대규모로 증설했던 설비와 인력 또한 큰 손실로 이어져 통폐합과 매각이 진행됐다. 설상가상 50년대 텔레비전의 출현과 레저 활동의 증가는 영화 산업에 침체기를 불러왔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1948년 파라마운트 판결로 영화 산업의 독점적 지위를 상실했다.* 스타 시스템이란?
인기 배우가 특정 영화사와 장기 계약을 맺고 그 영화사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출연하면서 흥행의 보증수표 역할을 했다. 제작자들은 대중 매체의 도움을 받아 배우를 스타로 만들거나 그 영향력을 유지했다. 스타는 욕망의 대상이자 자기 동일시 장치로서 실제 삶과 스타 페르소나를 아우르며 이미지를 구축했다. 영화 산업은 흥행의 안전성을 위해 점점 더 스타의 대중적 호소력에 의존하게 되었고, 이는 엄청난 출연료 상승으로 이어졌다. 출연료 상승은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제작 여건을 후퇴시키고 제작 편수를 감소시켰다. 흥행 실패는 더욱 큰 손실로 이어졌고 결국 자본을 쥔 제작자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 시스템은 영화 제작의 분업화와 표준화라는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스튜디오 시스템의 유산인 장르 시스템은 영화가 더 대중적인 산업이 되도록 촉진했다. 서부극, 공포, 액션, 탐정, SF, 멜로드라마,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 영화들은 상품으로써의 영화를 다변화했고, 다양한 대중의 취향을 골고루 만족시켰다. 장르 시스템은 특정한 이야기 관습과 시각 스타일을 반복, 모방, 변형하여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는 제작의 효율성도 상당히 끌어올렸다. 이후 장르 시스템의 영향을 받은 영화 산업에는 상업적으로 흥행한 영화가 가진 관습과 공식에 따라 비슷하게 제작되는 관습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 시기에는 오손 웰스의 <시민 케인>(1941)과 같이 영화의 고전적 양식을 어긴 걸작이 탄생하기도 했고, 스릴러 장르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은 <현기증>(1958), <사이코>(1960)와 같은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부 영화의 거장 존 포드, 모든 장르를 두루 섭렵한 하워드 혹스, 민주주의를 그려낸 프랭크 카프라와 같은 위대한 감독들이 활동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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