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삶에서의 끝자락, 뉴욕으로 향하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여행 전부터 마음 한구석에선 수많은 질문이 소용돌이쳤다. “정말 가도 괜찮을까?” “나 지금 여유가 없는데..?” “이 엄청난 도시에서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하지만 결심은 단 하나였다. 가장 크고, 가장 매서운 자본주의의 심장으로 나를 던져 보자.
뉴욕에선 매 순간이 '머니'였다. 스테이크 한 점, 재즈 공연의 음표 하나하나, 박물관의 숨죽인 전시실까지. 그리고 스칸디나비아 미슐랭 2 스타 레스토랑에서의 점심 식사. 인당 25만 원짜리 한 끼는 카드 명세서 위의 숫자 하나로 남지만, 그 경험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귀한 기록이 되었다. 이런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특별식이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도시, 뉴욕. 사진 속 잿빛 필터가 보여 주던 연기 자욱한 거리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맴돈다. 그곳엔 로맨스도, 아름다움도, 때로는 차마 눈감아 버리고 싶은 추악함까지도 있었다. 지하철의 찌린내 같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것이 이 거대한 도시에 생명력을 부여했다. 위험하리만치 자유롭되, 정교히 관리된 미로 같았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맨해튼 너머에도 세상은 넓다는 것을. 브루클린의 풍경, 뉴저지의 여유, ‘작지만 유럽 같은’ 보스턴의 색다른 매력까지. 이 모든 여정이 내 안에 다채로운 파편으로 박혔다. 이 다채로운 도시들을 꼭 가보길 권한다. 지금은 미국을 떠나 있지만, 마음 한 편의 뉴욕 지도에는 수많은 별표가 찍혀 있다.
다시 돌아갈 그날을 기약하며, 이 글을 닫는다. 5년 이내에, 경제적 자유와 조금 더 단단해진 내 마음으로. 그리고 더 풍성해진 내 취향을 품고 다시 발을 딛기를. 그때도 나는 분명 처음처럼 조심스럽지만 설레는 발걸음으로, 또, 더 대담한 발걸음으로 도시의 심장에 뛰어들 것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