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의 노트 취향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쉬는 날이면 책을 읽어보려 애쓰고,
혼자 갖는 시간에는 내 안의 감정을 꺼내보려 노력한다.
그때 필요한 것은 어김없이 펜과 노트다.
아이패드에도 예외는 없다. 애플펜슬과 굿노트가 필수다.
가만히 보니, 나는 독서를 하다 맘에 꼭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그리드 노트에 필사를 하곤 한다.
모눈종이 같이 네모난 칸들이 연결되어 있는 그런 노트에.
맘에 드는 액세서리를 만나면 예쁜 보석함에 고이 모셔두는 것 같이
울림이 있던 문장을 그 네모 칸들 속에 꾹 담아 둔다.
또 너무 딱딱하게 갇히는 느낌은 싫어 자유로운 듯 풀어놓는다.
그런데 내 안의 생각을 기록해야 할 땐, 아니 풀어나가야 할 땐, 오히려 줄 노트가 편하다.
물이 흐르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 떠오르는 그대로 적어 내려간다.
단 칸이 넓어야 편안하게 내 감정을 녹여낼 수 있다. 제약 없이.
그리고
기왕이면 종이 노트가 좋다.
사각사각 써 내려가는 그 느낌도 좋고 책장을 넘기는 그 소리도 촉감도 좋아서.
짐이 많아서 다 들고 다닐 수 없거나 혹은 노트를 챙겨 오지 못했을 땐 아이패드도 괜찮다.
그것도 없을 땐 가방에 무심코 던져뒀던 영수증 뒷면도 좋은 노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