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쿰한 지하철 냄새, 나 뉴욕이야.

나의 뉴욕 이야기

by Solar 수지

포틀랜드에서 5시간 반, 뉴욕 도착.


미국의 서부와 동부는 아예 다른 나라를 갈 정도라던데. 정말 우리나라에서 동남아 여행 가는 시간정도가 걸리네.

아무렴 어때. 인천에서 뉴욕까지는 14시간이 걸리는 거에 비하면 식은 죽 먹기지!


우리는 뉴욕 존에프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이 29인치짜리 캐리어를 이고 지고 다닐 수 없으니 우선 짐부터 숙소에 가져다 두자.


뉴욕의 살인적인 여행 경비를 고려하니 숙박비를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선, 맨해튼 중심가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나 플랫 아이런 호텔에 머물고 싶었는데.

1박도 아니고 5박은 무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뉴저지에 에어비앤비 숙소를 잡았다.


그런데 공항에서 뉴저지를 가려니 '공항열차 - 지하철 - 버스'를 타고 1시간 40분 가야 하는 것이었다.

물론 우버 같은 택시를 타면 시간을 조금 절약하긴 하겠지만, 밀리는 뉴욕에서 우버를 한 시간 가까이 타는 것은 너무 비싸고 비효율적이라 판단됐다.


뉴욕 지하철이 악명 높다던데. 어떨까?

걱정 90%, 기대 10%로 지하철 입구를 들어갔다.


냄새가 나기도 전에 멀리서 영어로 우리를 향한 고함이 들려왔다.

"중국인들은 집에나 가, 여기서 꺼져"

'뉴욕을 맞이하는 첫인사가 인종차별이라니.. 그리고 나 중국인 아닌데?'

내가 뱉은 말이 아니었다. 그냥 속으로 한 생각이었다.

기분이 몹시 나빴지만 미국생활하며 처음 겪는 일은 아니었다.

그냥 최대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대꾸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 회피가 하나의 방법이기에.


지하철은 약간의 찌린내와 도시의 쿰쿰한 냄새가 났다.


다행히 홈리스는 거의 없었다.

다운타운에 홈리스가 난무하는 포틀랜드에 비하면 오히려 안전한 느낌.

(나중에 포틀랜드라는 도시를 소개해보고도 싶은데, 좋은 점이 참 많고 내가 사랑하는 도시이지만,

홈리스와 텐트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근데 뉴욕 지하철과 한국 지하철의 차이가 확연한 게 있었다.

'스크린 도어'가 없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데도 별로 불안해하지 않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안타깝게도 내가 뉴욕에 다녀오고 2주 정도 뒤에 선로 밀치기 사고가 있었다. )


어찌어찌 버스까지 타고 뉴저지 숙소에 도착했다.

뉴저지는 맨해튼과는 아주 다른 분위기였다.


어둑한 거리, 오래되고 낡은 낮은 건물들, 여기저기 들리는 스페인어.


그리고 우리 숙소는 예상과 다르게 누군가의 집 '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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