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승주 작가 Mar 19. 2019

나에게 찾아온 '박항서 나비효과'

베트남 대학에서 언론홍보를 전공했다던 대학원 동료에게 배운 학문 자세

이번 학기부터 대학원 수업을 받고 있다.

학생 면면이 글로벌하게 꾸려졌는데, 베트남 유학생 1명, 몽골 유학생 2명과 같이 공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유학생은 나와 같은 과(한국학 협동과정) 동문이어서 틈틈히 대화를 많이 한다. 다행히 그가 한국어를 잘 해서 편안하다.


혹시 박항서 감독 때문에 한국에 관심이 있어서 오신 건가요?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언론홍보학과 전공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단지 베트남 학생과 같이 공부한 것만이 아니라 진짜 나비 효과는 정곡을 찌르는 상상력이다.

우리로 따지면 외국에서 원서로 발제를 해야 하는 대학원 수업에서 한국어가 빼곡하게 적힌 전공서는 소화하기가 빠듯해 보였다. 주제도 생소한 종교사회학이었기 때문에 한국인 동료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종교분쟁에 대해서 심각하게 다뤘다. 호주에서 벌어진 학살사건과 전세계의 극단적 종교 갈등을 우려하면서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했다. 교수님은 그의 발제문을 칭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종교 분쟁에 대해서 학계에서는 심각하게 보지 않아요. 그리고 이슬람에 대한 이해도 짧고. 이 부분에 대해서 논문주제를 잡아도 좋을 것 같네요.


듣고 보니 종교 분쟁에 대한 주제는 정말 많이 공부해야 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파고들어야 할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베트남 유학생에게 크게 배운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학문 주제를 바라보는 법을 배운 것 같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