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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Apr 07. 2019

부모의 말은 처음 읽은 책과 같다

부모가 강조하는 말을 아이가 스킵하는 이유

너는 형이면서 왜 배려를 못하니?


너는 동생이면서 왜 형을 존중하지 않니?



  터울의 형제가 다툴 때마다 단골처럼 했던 . 형제는 아직도 싸우고 있다. 부모로서 해준 말은 절실했지만 이미 공기 중에 흩어져 버렸다.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내가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부모는 즉시 반영되기를 바라지만 반영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어디까지나 아이에게 접수된 말만 그렇다.


그렇다면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 접수되는 걸까?



나는 10마디 중에서 한두 마디 정도만 접수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접수하는 방법 곰곰이 관찰해 보니 패턴이 보였다. 자기들에게 필요한 것을 우선적으로 접수했고 써먹을  있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계 알람처럼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말들은 적당히 스킵하며 시늉만 하고 있었다.


그러니 부모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강조한 말들은 대개 시계 알람 소리에 분류되고 있었다.


나는 아이가 접수한 말을 중심으로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 접수하는 부모의 말은 처음 읽은 책에서 만난 말과 같다.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지만 실천은  된다. 




 과정은 우리가 책을 읽고 생활에 적용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했다. 읽고 있는 책에게 잔소리를 듣고 야단을 맞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판에 박힌 육아서 또는 힐링 인문학 같은 책에서는 독설, 훈계 등이 난무하지만 그건 아이들에게 하는 부모의 잔소리처럼 그냥 시계 알람 같은 것이다. 


작가는 독자의 입장에서 잔잔히 이야기할 뿐이다. 나머지는 독자의 선택이다. 부모는 작가, 아이는 독자와 같다. 부모는 마치 작가처럼 독자의 입장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뿐이다.


그런데 무척 신기한 사실은 시계 알람을 넘어서 차분하게 했던 말을 소처럼 되새기는 아이의 모습이었. 


 관찰을 통해서 나는 아이와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고 어떤 방식의 말하기는 피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작가(부모) 일단 독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   없고, 그렇게  책은 당연히 독자(자녀)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는  수만 있다면 두어번 정도 읽을  있는 책을  쓰고 싶다. 그런 말이 늘어날수록 아이와의 대화도 무르익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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