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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Mar 06. 2021

자기 자신만은 사랑할 수 없었던 공자

공자가 말하는 인문학, 에너지원의 발견



글월 문은 사람의 문신을 본뜬 것으로 무늬를 뜻한다. 어떤 존재도 흔적을 남기며 인간의 무늬는 글을 통해 전승되기 때문에 글이 대표성을 가졌을 뿐 인간의 무늬는 글과는 큰 상관이 없다.


고시는 어리석고 증삼은 미련하고 자장은 오만하고 자로는 거칠다.


공자가 굳이 논어에 제자의 뒷담화 같은 말을 남긴 까닭은 무엇일까? 없애버리고 싶은 나만의 자질과 성격, 핸디캡이야말로 그 사람의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거기서 에너지를 추출하는 방법 또한 알고 있었다. 사랑하면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사랑 받으면 나의 에너지가 반응한다. 공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제자들은 자신의 에너지원을 이해했고 맘껏 썼다. 그러나 단 한 사람, 공자만은 그럴 수 없었다. 누가 공자를 사랑해주었나? 누가 어린 공자를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바라봐주고 이끌어주었나?


 공자에겐 그런 게 없었다. 매슬로 말처럼 지독한 결핍동기화의 사슬에 공자는 영원히 갇혀 있었기에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었다. 제자들이 아무리 스승을 사랑해도 그것은 엄마의 사랑에는 비할 수가 없었다. 공자의 여성관은 당시 관행이었을 뿐 아니라 공자가 어떻게 자라왔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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