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제주 작가》 읽기 모임이 강력하게 끌렸던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 번째는 저널리즘 역할이었다. 어느 지역지나 마찬가지겠지만 제주 신문에는 주간지가 없기 때문에 짧은 호흡의 이야기만 듣게 된다. 하지만 《제주 작가》는 긴 호흡의 언론 기능을 했기 때문에 내 욕구가 해소되었다. 특집, 기고, 수필 등 시와 소설 란을 제외하고는 제주의 문제점과 고민들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으며, 자세히 관찰하면 시와 소설 등 문학 형식의 작품에서도 언론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제주 제2공항이나 4.3특별법 등 이슈가 뜨거울 때는 《제주 작가》의 온도도 덩달아 가열되는데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글들을 채워간다.
두 번째 매력은 "문제적"이라는 것이다. 제주의 논란이나 쟁점에 대해서 부화뇌동하지 않고 쟁점을 던진다. 예를 들어 이번에 읽었던 2022가을호에서는 사양산업으로 미끄러지는 해녀의 미래에 대해서 깊은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다.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마치 캠프화이어의 마지막 불꽃을 보는 듯한 풍경이 "해녀 경제"라는 주제를 통해 드러났다.
그 동안 대학원 다닌다는 핑계로 못 들어온 사이에 새로운 얼굴이 보여서 반가웠다. 이미 몇 회 넘게 모였으니 새로운 얼굴일 것도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 한동안 참석 못한 나에게는 새로운 얼굴이었고 그 분들에게 나 역시 새로운 얼굴이었기에 새삼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다만 내가 《제주 작가》에 끌렸던 두 가지 특징이 2022 가을호에서는 약해서 아쉬웠다. 해녀항쟁 90주년이라는 숫자에 끌려간 느낌이 없지 않았고 문제적인 문장의 칼날도 무딘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