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노블 <아메리카>(실종자) 리뷰
친애하는 나의 조카에게
너도 확인했겠지만, 난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것은 주위 사람들에게나 나 자신에게나 피곤한 일일지도 모르지. 하짐나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는 것은 바로 그 원칙들 덕분이고, 지금 와서 그것들을 어기고 싶은 마음은 없단다. 그런 연유로 나는 오늘의 사건 이후로 너를 내 집에서 내보낼 수밖에 없구나.
내게 다시 연락할 생각은 하지 마라. 그래 봐야 소용 없다. 너는 오늘 저녁 내 선의를 저버리고 내 곁을 떠나기로 했지. 너는 평생토록 그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전할 사람으로 나의 믿음직한 친구 그린 씨를 택했다. 그 친구가 다정한 말로 너를 달래주고, 너의 독립 생활에 길잡이가 될 만한 충고를 해줄 게다.
사랑하는 카를 네 가족에 관해 좋은 기억은 하나도 떠올릴 수 없다니 정말 애석하구나. 네 새로운 삶에 행운이 깃들기를 빈다.
변함없는 너의 외삼촌
에드워드 제이컵.
- 『아메리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