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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다정 Aug 21. 2022

사람은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게 살아간다

이번 주에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았다. 목요일에는 내가 만든 '작은 해방 모임' 1회 차였고 금요일은 '부울경 문화기획자 Next Stage'에 참여하였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인사만 고 헤어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모르는 사람이기에 속에 있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도 있는데 이번 주의 모임들은 후자에 속했다. 속에 엉켜있었던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내뱉으면서 스스로 정리되고 응원받으며 힘이 나는 경험을 통해서 역시 사람은 사람과 연결되어야 하는구나, 그래야 살 수 있구나를 여실히 느꼈다.


'작은 해방 모임'은 내 마음속의 끄시래기를 정리하는 모임이다. 나는 아직 기획을 할 때 대의를 위해, 사회를  위한 기획은 생각하지 못한다. 온전히 나에게 던져지는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기획을 하는데 이 모임 또한 그렇다. 내 마음속에 끄시래기가 있다. 손가락에 닿으면 끄슬거려 신경이 쓰이지만 손톱깎이로 잘라내는 건 늘 까먹고 그렇다고 무심코 뜯어내면 피가 나는 그런 끄시래기. 이걸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서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작은 해방 모임을 기획하게 되었다.


모임은 네 분이 신청하고 두 분만 참석해주셨는데 진행이 가능할까 걱정도 잠시,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금방 지나갔다. 변하고 싶은 부분, 털어놓고 싶은 부분, 나의 약점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해 서로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면서 마음속이 차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이야기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한 걸음을 뗀 느낌이었다. 참석해주신 분들도 이런 자리가 필요했다며, 내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씀해주셔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질문이 나만 가지고 있는 질문은 아니구나 알 수 있었다.


'부울경 문화기획자 Next Stage'는 부산, 울산, 경남의 문화기획자들이 모이는 자리었다. 모이고 보니 경주에서도 오고 정말 다양한 소속에서 사람들이 모였는데 나는 그 자체가 신기했고 이렇게 많은 존재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위로받고 힘이 되었다. 사람은 많고 그에 비해 시간은 짧아서 모두와 긴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끼리는 부울경이 넓지만 언젠가는 만나기를 기대하고 서로를 응원하게 되었다.


아이스브레이킹 이후, <사적인 워크숍>이라는 코너에서 사람들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옆 사람에게 편지를 써주는 시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고민의 결은 비슷하였다. 그렇기에 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과정이 따뜻했다. 특히 초면인 사람에게 받은 편지는 나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물음표가 소진되어 버리면 끝나는 건가?라는 이 질문에 대해서 저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끝나지 않고 계속 연결될 거예요. 사람이 때론 소진되더라도 다시 또 에너지를 충전하고 딛고 일어나잖아요? 다정님도 그렇게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실 거예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참 신기하다. 대화를 나눌 자세만 되어있다면 시간, 나이, 장소에 상관없이 무언가 가 나에게로 온다. 이 울림이 중독적이라 계속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고 만나게 한다. 앞으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눌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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