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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다정 Aug 26. 2022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우선 이걸로 충분하다

돈이 아닌 가능성과 가치를 보는 공간, 시작과 서투름을 응원하는 공간인 <첫서재> 문을 연다는 소식에 여긴 가야 한다며, 춘천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어떻게 갈 수 있는지도 모르고 덜컥 첫서재에 메일부터 보낸 게 벌써 1년 전이다. 시간은 참 부지런히도 간다. 좀 더 나은 사람, 보여줄 게 있는 사람이 되어 찾아가고 싶었는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가올 10월이면 문을 닫는다니 가야 한다, 춘천으로. 지금의 나를 만든 그곳에서 또 온전한 하루를 보내야겠다.




최근에 내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생겨 지금의 나를 만든 순간들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20년도 여름의 제주도와 작년 4월의 첫서재는 빠질 수 없는 순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걸 발견한 것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미래를 꿈꾸고 그걸 이루기 위한 고민을 하는 것도, 전부 이 순간들이 시작이었다.


그동안 우당탕탕 참 많은 시간이 지났다. 첫서재를 다녀온 이후 무작정 나도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지 결심하고, 내가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돈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년 넘게 지난 지금, 모은 돈을 보면 공간을 만들에는 터무니없. 하지만 그동안 좋은 사람, 처음인 경험과 새로운 이야기, 재화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쌓였다. 내 이야기를 하며 마음에 드는 소갯말도 발견하였다.


안녕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유다정입니다.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 보니 무엇을 하는지 말하기가 참 난감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는 말은 모든 걸 담아낸다.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 그리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


지금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좋은 사람과의 인연, 쌓이는 대화를 좋아한다. 앞으로의 이것들을 계속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우는 사람일 거라고 믿는다. 좀 더 멋진 사람이 되어 첫서재를 찾아가고 싶었는데 지금은 고작 이 정도의 어른이다. 들려드릴 이야기와 나누고 싶은 고민,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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