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미루지 않는 편이다. 달력에 마감일을 표시해두지만 보통 그전에 끝낸다. '해야 할 일'은 얼른 끝내서 '완료'로 넘기는 게 마음이 편하다. 매주, 매일 할 일을 앞에 체크박스를 만들어두고 그걸 하나하나 체크하는 것에도 굉장한 뿌듯함을 느낀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기한 내에 완수하는 게 중요하기에 나의 성향이 많이 도움된다고 느낀다.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마감이 급한 일들이 새롭게 생겼다. 데이터를 찾아 정리하는 일 하나, 인터뷰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일 하나,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원고로 만드는 일 하나. 거기다 4개월 간 총괄 보조를 했던 프로그램의 마무리 파티까지 있다. 하나를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모든 일이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 왜 일은 한꺼번에 오는 걸까? 답은 찾지 못했지만 결국, 해내야지!
해내기 위해서 시간을 쪼갠다. 집에서는 데이터를 찾고, 인터뷰를 하고 나면 바로바로 정리하기, 자기 전에는 원고 쓰기. 하루 종일 집중하기 위해서 보통보다 더 잘 챙겨 먹는다. 평소에 밥은 남기고 반찬을 다 먹었다면 요즘엔 둘 다 남기지 않는다. 든든히 밥을 먹은 만큼 힘을 내는 걸 보면 밥심이라는 게 있구나 싶다. 이렇게 잘 먹어도 시간이 지나면 뇌의 기력이 소진되어 허기가 진다.
바쁘게 일하다 보니 나를 더 알게 된다. 이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업무는 분명하게 받고 피드백은 빨리 받는 걸 좋아하는구나.일이어도 사람을 만나는 건 좋아하는구나, 일을 할 때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이구나.그리고 밤새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다시 한번 확실하게 깨달았다. 잠이 오면 자야 하고 일찍 깨는 게 훨씬 나았다. 바쁜 덕에 '일하는 나'에 대해 하나씩알아간다.
시간을 쪼개어 일을 하니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아 엄청 뿌듯하다. 몸도 잘 챙기면서 일도 잘 해내는 내가 기특하다. 그래도 모든 걸 마감해야 하는 순간이 오니까 얼른 모든 게 다 끝나버렸으면 한다. 마감일은 끝나는 날, 어떻게든 끝맺음을 내는 날.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잘 해내 본다! 브런치 마감일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