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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다정 Nov 22. 2022

마무리, 끝, 종료. 안녕.

이제 처음은 끝났다

올해의 연말은 빨리 다가왔다. 얼마 전까지도 가을 피크닉을 즐길 만큼 낮에는 날씨가 따뜻해서 연말이라는 단어가 더 갑작스럽다. 보통의 11월에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남은 날을 헤아리며 이루지 못한 계획을 이루기 위해 나를 재촉하고 열정을 불태우는 때였다. 한데 이번 11월은 마무리, 끝, 종료가 많아 마음속에선 이미 한 해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야호 크리스마스! 연말이다!)


처음으로 10명 가까이 되는 주민들과 4개월 간 소통하였던 프로그램은 11월 1일에 '종료 파티'로 끝맺음을 맺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얼굴을 보는 느슨한 연결이었지만 주민분들의 글을 모두 읽어서인지 처음 겪는 끝이 조금 싱숭생숭했다. 마무리 소감을 들으면서 괜히 찡한 마음도 들었다. 처음이기에 미숙하고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을 텐데 환하게 웃어주시고,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음에 대한 의지를 더욱 다졌다.


올해 초에 '관계인구'라는 개념을 새롭게 알게 되고 '다정한 영도'라는 이름으로 동료들과 함께 탐구하였는데 이 또한 마무리 책자를 만들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책자를 만들면서 지난 회의를 전부 돌아보고 내 글로 옮겨 적는데 시작보다 '관계인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서 뿌듯하였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에 새삼 놀라고 같이 탐구하는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 미루지 않고 매번 회의에 관한 기록을 하고 지출에 관한 정리까지 했기에 끝도 잘 준비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보고서를 쓰려니 필요한 자료들이 더 생겨났다. 처음이라 미숙하다는 말도 이젠 끝이길! 다음엔 더 잘해야지.


마지막으로 관계인구를 함께 탐구한 동료의 '졸업전시회'를 보러 갔다. 졸업이 언제 적 일인지, 너무 옛날이라 그때의 감동과 감상도 희미해졌는데 졸업전시회를 보니 다시 떠오르면서 새삼 새로웠다. 보통 전시회를 가면 작품에 대한 감상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 과정이 함께 느껴졌다.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을까? 완성품을 위해 몇 번 다시 만들었을까? 가 궁금했고 적극적으로 작품 설명을 듣고 싶었다. 대학교 졸업을 위해 쌓인 4년 이상의 시간들이 느껴지는 전시였다. 작품 옆에 있는 꽃다발과 여러 선물들을 보면서 내가 학부모가 된 것 찡한 감정도 느꼈다.


끝을 경험할 일이 잘 없어서 마무리, 끝, 종료와 함께 오는 많은 감정들이 오랜만이고 낯설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아쉬움과는 다르게 마무리는 후련하기도 아쉬웠다가 불안하기도 했다. 여러 마무리가 겹쳐져서 하나하나 오롯하게 느끼지 못하는 게 아쉽다. 남은 감정이라도 잘 갈무리하여 다음은 더 잘,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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