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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다정 Jun 10. 2022

지금 기획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획이란 뭘까?

나는 마케팅을 좋아한다. 마케팅 첫 수업 시간에 들은 마케팅의 정의가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에 이를 알고 제시해주는 것'이라는 정의는 곱씹을수록 새롭다. 지금은 마케팅의 짝꿍인 기획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5월부터 <기획자의 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듣고 멘토링도 받고 있다. <기획자의 집>의 모집글을 보면 '영도에서 예상치 못한 것을 발견하며, 작은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예비 문화기획자를 모집한다'라고 되어있다. 내가 문화기획자가 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획에 대해 배울 수 있겠지 하며 가벼운 생각으로 신청하였는데, 행사도 하나 기획하여 진행하게 될 것 같다.


이렇게 하나를 시작한 와중에 다른 일들도 함께 벌이다 보니 차근차근할 일이 쌓였다. <청년 자기주도형 프로젝트>, <25인의 방장>, <부산 청년학> 등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보자는 나 욕심의 결과로 6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의 타임라인은 11월까지 가득 찼다.

창가에 놓아둔 하반기 타임라인

이렇게 내가 이런저런 일을 많이 벌이고 있다는 걸 아는 한 분이 나한테 "지금 기획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라고 말을 해주셨다. 나는 그 질문에 "네?!" 하며 놀랐고 "아직 사람을 모아본 적도 없고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도 없는데... 안 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니 그분이 "다정 씨는 기획이 사람을 모으는 거라고 생각하나 보다."라고 답하셨다.


이 짧은 대화가 끝나고 혼자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기획이라고? 물론 내 인생을 기획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것도 기획인 건가? 진짜 기획은 뭘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금 나의 무엇을 보고 기획을 하고 있다고 느꼈을까? 일을 벌이는 이 자체가 기획인가?


기획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인데도 속이 시원하지 않았다. 기획을 검색하면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이라는 정의가 나오는데, 내가 지금 어떤 대상에 대해,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떤 행동을 설계하고 있는지 명쾌하지 않다. 활동이 끝나는 11월까지 바쁜 와중에도 종종 "기획이란 뭘까?"를 떠올릴 것 같다. 이 많은 활동이 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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