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티비 결제해? 말어?
우리 아버지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변화는 너무 빨랐고 보수적인 아버지는 받아들일 노력을 안 하셨다. 스마트폰에서 직접 사용하는 기능은 전화와 카메라, 물때를 확인하는 어플이 다다. 카톡은 확인만 하시는 편이고 종종 프로필 사진을 바꾸는 것, 모바일뱅킹으로 송금을 하는 건 우리의 일이다.
아날로그가 편한 아버지는 나보다 아는 것이 훨씬 많다. 나이, 경험의 차이가 있기에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최신 유행이나 트렌드도 나보다 빨리 아시는 건 많이 놀랍다. 요즘 나온 영화가 뭐가 있는지, 히밥이라는 친구가 얼마나 잘 먹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놀라고 반성한다. 아버지가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신의 것들은 다 모를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어쩌면 정보를 편식하고 있는 건 나일지도 모른다. 보는 것만 보는 나와 비슷한 것만 보여주는 알고리즘, 내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으니까.
이를 경계해야 하는 걸 알지만 정말 쉽지 않다. 디지털 디톡스는 아니더라도 '하려던 일만 하고 닫기, 적정시간 사용하기, 스낵 컬처와 멀어지기' 조차도 힘들다. 의지력의 한계는 진작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움직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정말 방법을 찾아야겠다.
(파친코가 어디서 또 상을 받았다기에 시작한 생각. 딱 아버지 취향의 드라마인데, 애플티비를 결제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