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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다정 Aug 13. 2024

브랜드를 만드는 건 아이를 키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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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만드는 건 한 아이를 키우는 일.'이라고 흔히 비유한다. 브랜드도 아이도 없지만 관련 강의를 듣고 여러 사례를 보며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 알아간다. 한 아이를 키울 때 걱정하고 고민하고 사랑하는 수많은 과정이 새로 태어날 하나의 브랜드에도 필요하다. 많은 고뇌를 거쳐 하나의 결정을 내렸지만 혹여 그 결정이 잘못된 건 아닐까 돌아서자마자 걱정하는 거다. 일어나지 않은 일도 걱정하고 안달복달하게 되는 거다. 영유아 시기의 '아이'라고 생각하면 비유가 꼭 맞지만, 나는 저 문장 속 한 아이가 '나'라고 느낀다.


브랜드를 만들 때 정말 많은 질문을 한다.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있는 무형의 무언가에 숨을 불어넣고 세상 밖으로 꺼내기 위한 작업이다.  


- 무엇을 믿고 무엇을 하고 싶은 브랜드인지
- 무엇을 파는지
- 브랜드를 표현하는 아이덴티티는 무엇이고
- 이를 나타내는 하나의 슬로건은 무엇인지 등등


아무도 손대지 않은 점토 앞에 선 것 같은 막막한 기분이 들겠지만 그 안에 작품이 분명히 숨 쉬고 있을 것이라 믿으며 점토를 떼어내고 다듬고 만진다. 단순해 보이는 질문, 당연히 대답할 줄 알아야 하는 질문도 브랜드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면 조심스럽고 어렵다. 대기업의 예시 답변을 확인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누구나 운동선수라고 믿습니다.
스포츠정신과 열정을 존중하며, 그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습니다. /Nike


우리는 희망을 팝니다. /Revlon



그럼에도 답을 찾아본다. 이 과정에서 무형의 무언가는 점차 형체를 갖춘다. 평소에 질문이 많은 나는 저 질문을 나에게도 해본다. 어렵지만 답을 내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성장할 것을 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지금 하는 일이 그 과정 속에 있는 건지, 어떤 상황에서도 잃고 싶지 않은 가치는 무엇인지 어렴풋이 곳곳에 흩뿌려놓은 것들을 한데 모아서 정리해 본다.


- 다정과 공감을 믿고 이를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이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다.
-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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