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정의할 수 있는 언어가 무엇일지 한참을 찾았다. 글을 쓰고 일을 시작한 때부터 언어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때의 글을 읽어보니 한 문단이나 되는 긴 글에 나의 정체성을 녹여냈다.
제가 책을 좋아해서 독립서점을 차리려고 했는데요.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분들의 책을 읽어보면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책을 읽으며 여유롭게 책방 문을 연다.'는 상상을 가지고 차리면 안 된다는 얘기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건 불가능하다고. 저는 그러고 싶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북스테이를 차려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지금은 그 과정에서 돈을 모으려고 이것저것 제가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22.07
2024년 현재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지금도 여전히 이 소개말을 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황하고 긴 소갯말 이전에 '작가'라고 먼저 소개한다는 점이다. 나는 누구일까, 어떤 사람일까 하며 집요하게 물어온 흔적을 따라 <다정의 이유>를 발견하였고 이를 작은 책으로 만들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스스로 어떻게 소개하든 나를 이루고 있는 건 '다정'이다. 주변의 다정함에 감사하며 이를 받고 또 나누는 사람이 나라는 사람이다.
잠시 후련했다. 이후에는 똑같았다. 갈망했던 단어를 찾고 질문에 답을 내려도 나도 세상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여전히 고민스러웠다. 그러다 만들고 싶은 세계를 떠올렸다. 종종 안부를 묻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존재를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세계. 이 다정한 세계를 만들고 넓히고 싶다. 눈부시게 빛나는 순간부터 작게 반짝이는 순간까지 사소하다 느껴 지나치는 일상을 글로 옮기고 책으로 담아내고 싶다. 출판사 <다정한세계>는 각자의 인생에 주인공인 모두를 찾아갈 예정이다.
미약한 첫 발걸음이지만 마음에 든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
[브런치 매거진] 나를 정의하는 언어를 찾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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