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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이 흘러넘쳐 어지러운 행사

제2회 마우스북페어 후기 (쥑쥑)

by 다정

저번 주말 마우스북페어에 5F21 '다정한다정' 부스로 있었다. 너무 많은 게 좋아서 하나를 꼽기 힘든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11월의 마지막날과 12월 첫날, 마우스북페어에 나가기로 결정한 과거의 나를 매우 칭찬한다. 첫 북페어였던 5월의 M마켓이 꽤 지난 시점이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지 처음처럼 고민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와 일상 모드로 버벅거리며 적응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상상했다. 어떤 준비물이 필요할지, 북페어에 어떤 마음으로 나갈지 요모조모 고민하다 보니 당일이었다.


10시에 시작하는 북페어를 준비하기 위해 9시에 상상마당에 들어갔다. 많은 창작자분들의 테이블 세팅이 끝날 때쯤 마우스 크루 분들이 눈을 맞추며 창작자를 위한 키트를 한 명, 한 명 나눠주셨다. 그때부터 이상했다. 마음이 간질거렸다. 이런 행사장이 있던가 북페어라 이렇게 다정한 건가 느껴지는 마음이 진짜라 내 마음도 몽글거렸다. 언제든 불편한 점을 말해달라고 하는 친절한 말과 응원하는 눈빛에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우리'로 함께 하고 있음이 담겼다. 독자분들을 만나기도 전해 힘이 났다.


섬세한 기획에 감탄도 많이 했다. 1일 차가 마무리될 시간에 마니토 미션이 있었다. 쑥스럽지만 정겹고 반가운 미션이었다. 마우스북페어에 함께 하고 있지만 만나지 못했을 창작자분과 만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만들어 주어 감사했다. 구경이 아니라 교류하며 글과 책이라는 세계에 함께하고 있다는 유대감을 나눴다. 세상은 넓고 책에 진심인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깨달아서 든든했다. 점심과 간식 등을 후원하는 후원사를 소개하는 엽서도 다정했다. 혼자 참여하였지만 꽉 차게 다정한 덕분에 혼자가 아니었다.


2일 차 아침에는 테이블 위에 편지가 놓여 있었다. 편지 봉투 안에는 어제의 내 사진도 함께 들어있었다. 저녁에도 쉬지 않고 사진을 인화해 편지 사이에 넣으며 내일을 준비했을 마우스 크루들의 모습이 그려져서 놀랍고 감사하고 경이로웠다. 이렇게나 진심인 크루가 준비한 행사라니 나도 더욱 진심을 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개인의 이익보다는 어떻게든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더 열심히 독자분들을 만나고 친절히 안내하고 다정히 말씀드려야지 다짐했다.


<제2회 마우스북페어>라는 행사를 준비하는데 한 손도 거들지 않았지만 2일 14시간 동안 마우스북페어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쩜 이렇게도 섬세하게 배려하고 따뜻하게 챙길 수 있을까. 섬세하고 세심한 분들이 기획한 행사라는 건 알았지만 모든 장면이 이럴 수 있을까. 다정이 흘러넘쳐 어지럽다. 다정에는 에너지가 들기에 더 대단하고 감사하다. 이런 북페어라면 언제든 나가고 싶다. 올해는 2회이지만 머릿속에는 이미 제10회 마우스북페어가 그려진다. 더 크고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창작자들과 함께 하고 있을 마우스북페어는 창작자들과 독자들이 기다리는 북페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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