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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이 주는 용기

진득하게 끈덕지게

by 다정

"언니, 결혼하고 더 안정감 있어 보여요."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주기적으로 만나는 동생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기분이 좋았다. 전과 무엇이 달라져서 더 안정감 있어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오빠와 잘 지내고 있다는 게 다른 사람 눈에도 보인다는 것 같아 뿌듯했다. 나를 정의하는 일에 있어서는 머릿속이 복잡하기 때문에 더 다행스러웠다. 일상은 루틴화 되어 평안하지만 매일 글을 쓰면서 매일 한계에 부딪히고 나를 먹여 살리는 일에도 어떤 허들을 느끼는 중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고민과 한계에 허덕이며 스스로 몰아붙이기 바빴을 텐데 지금은 바로 옆에 의지할 사람이 있어 기꺼이 의지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남편 덕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진득하게 무언가를 해볼 용기도 생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무언가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오랜만에 그런 욕구가 생겼다. 책과 글에 대해서 지금보다 더 깊게 빠져보고 싶다. 열심히 읽고 쓰면서 쓰고 펴내는 사람으로 조금 더 단단하게 내 세계를 다져나가고 싶다. 설레는 마음으로 노트를 사고 책도 많이 샀다. 노트에 차곡차곡 내용을 쌓아 나만의 비법 노트로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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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게 멋있다고 끝까지 해보라고 응원해 주는 남편 고마워. 덕분에 좀 더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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