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나 느낌이 찾아오면 결국 하게 되는 걸 알아요 / 아이레 님(작가)
Love myself, 자기 사랑과 마음 챙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낯설었던 단어들이 지금은 어색하지 않다. 노래, 영화, 콘텐츠 등 모든 곳에서 자기 사랑을 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이 힘들 때 상담을 받거나 병원에 가는 것도 전보다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바깥은 비교와 경쟁이 만연한데 내 안의 소리에 집중한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만약에 내 마음을 여행하는 다이어리나 나를 위로하는 휴대폰 배경 화면처럼 일상에서 친근하게 자기 사랑을 실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자기사랑연구소’가 있다면 어떨까?
<제 3회 마우스북페어>에서 스태프로 함께 하며 알게 된 ‘아이레(aire)’님은 자기사랑연구소의 연구소장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자기사랑을 챙길 수 있도록 ‘자기사랑연구소’라는 출판사와 브랜드를 운영하며 크고 작은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기사랑과 연구소, 출판사라는 낯선 조합이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져 지금까지의 여정을 물어보게 되었다.
아이레 님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였다. 내면의 소리는 직감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찾아오는 느낌과 에너지, 감정과 감각들이 말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고등학교 입학식 때 ‘여기는 나랑 안 맞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1년 정도 학교를 더 다녀봤지만 느낌은 여전했고 2학년 진학 전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이후 그림을 그리고 단편소설을 쓰는 등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정한 창작자 이름이 ‘아이레(aire)’. 스페인어로 공기를 뜻하는 단어로 공기처럼 가볍고 편안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소통하고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문득 ‘입시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길로 서울에 올라갔다. 6개월 정도 화방을 다니며 준비해 그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다양한 것을 배우고 연마했지만, 대도시가 내뿜는 에너지, 빽빽한 인구밀도에 위축되어 있었다. ‘살기 위해 떠나야 한다’라는 마음에 제주도로 향했다. 이름 모를 마을에 여행으로 우연하게 들렀다가 이후 제주 여기저기서 살았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낯선 타지에서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제야 나를 위한 창작, 치유하는 창작을 할 수 있었다. 시가 흘러나와 처음으로 시도 써보고, 자기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그림도 그렸다. 1년 반쯤 지나 부산으로 돌아왔고 시를 모아 ‘사랑의 우주’라는 시집을 냈다. 부산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달았다. 나는 캐릭터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쓰고 책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를 나누고 싶어 ‘레인보우셀프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를 내고 ‘자기사랑연구소’를 열었다.
갑자기 찾아오는 어떤 느낌, 생각, 감정과 에너지는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사라진다. 이를 모르고 내면의 소리를 지나친 몇 번의 순간도 있다. 사라지고 나면 그 순간을 다시 살 수 없었다. 지금은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다양한 신호로 들려오는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어떤 이야기가 찾아오면 결국 한다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울면서 하더라도 하는 쪽을 택한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자기 사랑과 마음 챙김을 진지하거나 어렵게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커다란 공간(팩토리)을 만들고 싶다. ‘자기사랑연구소’는 이런 내면의 소리를 따라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었다. 지금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만들어 실험하고 실현해 보는 중이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다양한 활동을 해볼 예정이다.
아이레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든 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을 좋아하고 꿈꾸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고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내면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따라가고 싶다. 그 여정은 불안하더라도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 또, 힘들다면 잠시 쉬어갈 자기사랑연구소도 있으니 든든하고 기대된다. 우리 후회 없이 흔들리기 위해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사진 출처: 아이레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