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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Jan 14. 2022

요리하는 일주일을 보내며

느슨한 비건 지향과 함께

비건을 알게 된 후 완전 비건, 채식, 비건 지향준히 시도했다. 일 년 동안 도전하고 해이해지고 다시 도전하고를 반복하면서 느낀 건 강박을 가지면 안 되겠다는 것이다. 처음, 완전 비건 식단을 도전 때 제한됨을 많이 느꼈다. 아마도 처음이기에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세상에 거의 모든 것들이 불편. 돼지 사진을 붙인 돼지 고깃집을 시작으로 우유와 계란이 안 들어간 이 없음에 설명할 수 없는 박탈감도 느꼈다. 도전 잘 마쳤지만 이후에도 이를 지 완전 비건 되지 못했고 주 2일 비건으로 이어가게 되었다.


그러다 보 비건이 아닌 날에 마음 불편한데 음식은 먹는 이상한 상황이 생겼다. 식습관을 무 자르듯 잘라 버릴 수 없는 건데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편한 마음을 계속 가지게 되었다. "설탕, 밀가루는 먹으면 안 돼!" 이렇게 결심한 다이어트처럼 강박이 생겼다. 스스로 세운 규칙과 싸우며 혼자 스트레스를 받고 더 힘들어졌다. 지구동물, 모두 위하는 일 이전에 내가 힘들고 안 좋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느슨하게 비건을 지향해야지 오래 행복하고 건강하게 할 수 있겠다는 것을 아주 느리게 깨달았다.




이번 안식주는  깨달음을 실천한 주이다. 요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식재료 장을 볼 때 채소를 잔뜩 샀다. 양파, 가지, 감자, 냉이달래 등을 사두고 야금야금 냉장고 파먹기를 하듯이 요리를 했다. 요리 시간이 30분을 넘않는 빨리빨리 야매 요리사인데 이번만큼은 요리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이제껏 시도하지 못했던 요리를 많이 시도할 수 있었다. 손이 많이 가는 달래를 손질해서 달래장을 만들고, 된장이 있었다면 된장찌개를 끓여보고 싶었던 냉이를 양념해서 비빔밥으로 해 먹고, 도전하고 싶었지만 딱 봐도 일이 많아 미뤄두었던 팽이버섯 튀김과 감자 뇨끼까지. 다 완벽했던 건 아니지만 어떻게 해먹을지 상상하면서 요리를 하는 게 재밌었다.


한정된 재료이지만 내가 요리를 해서 오롯이 한 상 차렸다는 데에 뿌듯함을 느꼈다. 채소로만 채워진 밥상이었는데 크게 불편하지도 다르지도 않았다. 단지 조금 부지런하면 됐다. 상상한 맛 그 이상일 때는 "나 요리 잘하네!" 하고 그렇지 못해도 "이렇게 요리가 느는 거지. 다음번엔 더 잘할 수 있어." 하며 괜한 기대감이 생겼다. 리를 잘하는 내 친구가 손맛은 유전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부모님 모두 음식 솜씨가 좋다. 그렇다면 과연 손맛 유전자는 우리 세 남매 중 어디로 갔까! 열심히 갈고닦을 테니 나에게서 빛을 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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