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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다정 Jul 22. 2022

네, 프리랜서입니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다.

"현재의 나를 어떤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글을 적은 이후 점점 더 커져갔다. 과연 그 언어를 찾을 수 있을까 의문이 쌓이고 답답함이 늘었다. 그런데 실마리를 의외로 빨리 찾았다.


왜 나를 예비 창업자로 설명하지 못하는지

왜 미래의 꿈을 지금에 포함시키려고 하는지...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대답하기 시작하자 나의 미약한 자존심 혹은 모른 척 덮어 두었던 부끄러움이 드러났다. 나는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꿈꾸고 있었다. 지금의 나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사실 한없이 불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꿈 없이는 지금의 나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목표와 꿈이 있고 그걸 이루는 과정에 있는 지금의 내가 중요했다. 나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어 몰랐는데 불안한 지금의 내 상황과 마음을 꿈으로 단단하게 다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간단한 소개가 어렵던 이유는 나도 몰랐던 나의 마지막 자존심이었.


한 단어로 정의 내려지고 싶지 않다는 것도, 지금 나를 설명하는 단어가 없다는 것도, 나의 욕심이었다. 미래에 내가 무슨 일을 하는 누가 될지, 사실 나도 모르는 일인데 계속 붙잡고 있었다. 우선 지금의 나를 설명하고 받아들이는 게 먼저였다. 찬찬히 지금의 나를 돌아보 나는 '프리랜서'였다. 프리랜서 '흔히 조직이나 회사에 고용되지 않은 상태로 일하는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한다. 내가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 아니어서 속 시원한 단어는 아니다. 그렇지만 고용되지 않은 상태로 일하는 게 대부분이니까 하며 애써 이해해본다.


이런 나에게 누군가 또 물었다. "지금 무슨 일하세요?" 고민은 짧았고 답은 빨랐다. "저 프리랜서입니다." 내가 무슨 꿈을 꾸는지가 아니라 "지금은 이런 일을 하고, 또 저런 일도 합니다."하고 내가 하는 일을 덧붙였다. 말로 뱉고 나니 오히려 머릿속 구름이 걷히는 기분이다. 한 단어로 정의되는 게 이렇게 마음 편한 일이었다니 놀랍다. 그러면서 다시금 의지를 다졌다. 곧 "북스테이를 운영하는 공간지기입니다."라고 소개할 수 있게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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