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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May 29. 2018

어머니의 마지막 봄

두 번째 기일에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어머니!

이 세상에 우리를 있게  하신 분.

어머니는 봄의 마지막 달, 마지막 일요일,

붉은 동백꽃 지듯이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니가 그리워,

떨어진 동백꽃 가득한 동백나무를 빙빙 맴돌면

마지막 남았던 동백꽃마저 뚝 떨어지고 맙니다.

그 모습이 어머니 같아

떨어진 동백꽃 얼른 주워 손에 들면,

동백꽃이 붉게 말합니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내 아이들아,

너무 슬퍼하지 마라.

너희 다섯의 어미가 나여서 행복했단다.

그러니 울지 마라.

사철 푸른 동백나무 잎처럼 씩씩하게 살아가거라.

어미와 아비가 너희들을 희망으로 알고,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그래도 엄마 잃은 서러움에 눈물 흘리면,

어머니, 말없이 우리를 다독이듯이,

한 줄기 바람이 우리를 쓰다듬고 갑니다.


봄비가 내리던 날의 퇴근길.

엄마와 어린아이가 우산 하나를 쓰고 걸어갑니다.

가깝게 다가서니,

우산을 썼음에도

엄마의 한쪽 어깨는 비에 젖었고,

엄마 손 꼭잡고 걷는

아이의 두 어깨는 보송보송했습니다.

우리 엄마도 그러셨습니다.

어린 우리들은 비 맞지 않도록 하시고,

엄마는 비에 젖으셨습니다.

바람불면 날아갈까,

꼭 쥐면 깨질세라,

그렇게 아끼고 또 아끼면서 키우셨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지극정성 보살핌 덕분에,

오늘 나는 존재하고 글을 쓰며,

우리 형제자매는 가족을 이루어 삽니다.

가슴 속에 뜨거운 눈물로 웅크린

고맙고 죄송한 마음을

엄마와 아빠께 전할 수 없어 안타깝습니.

어렸을 때는,

엄마와 아빠의 크신 사랑을 몰라서 못했고,

커서는,

말 안해도 아시겠지 하며 못했으며,

지금은,

엄마와 아빠께서 하늘 나라에 계셔서 못합니다.


슬프고 슬픈 또 하나의 봄이

어머니 가시던 날처럼 또 떠나갑니다.

언젠가는 나도 떠나야  하는 마지막 봄이 오겠지요.

그날이 되면

나는 기쁘게 엄마 품에 달려가 다시 안길겁니다.

5월에 핀 찔레 꽃이 5월이 다 가기 전에 하나 둘 지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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