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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Aug 11. 2018

마른 꽃

창문 넘어 부는 바람에

마른 꽃이 바들바들 떨었다.

문득 든 생각.

마른 꽃도 꽃일까?


감미로운 향기도 없고,

아기 살처럼 보드라운 감촉도 없다.

겨우 꽃 모양을 간직했으나,

금방이라도 부스러질 마른 꽃.


누굴 위해 고운 몸을 말렸는가?

뉘라서 그를 봐줄 것인가?

한 때는 벌 나비 찾아주었건만,

이제 벽에 걸려 먼지만 앉는다.


주름진 늙은 사람도 사람이듯이,

그래, 마른 꽃도 꽃이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늙은이처럼,

마른 꽃에서도 바람을 읽는다.


낮에는 눈부셔 바라 볼 수 없는 태양도

석양 끝에 걸리면 볼 수 있듯이,

마른 꽃도, 늙은 이도

숨김없이 드러참모 보여주

진정한 꽃이고 사람이다.

걸음 쳐 돌아갈 생각없는

꽃이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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