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 60세는 14시 24분
오후 두 시 이십사 분.
밤이 다가서는 해거름처럼
어두컴컴한 거실.
창문을 통해 내다보니,
겨울이 어서 가라는 듯 나무는 가지를 흔들고,
동백잎은 빨리 봄이 오라는 듯 손짓을 한다.
바람이 나무 사이를 해 집고 내 달리며
창문 틈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휘파람 소리는 겨울 노래였다.
겨울이 바람에게 말했다.
'해가 바뀌었어도 아직 1월이라고...'
바람이 노래한다.
'시간에 가고 옴이 있던가?,
그저 네 마음이 오고 갈 뿐이라고...'
중얼거리 듯 나도 말했다.
'섬광처럼 스쳐가는 인생살이,
이제야 바람의 소리를 이해하는
겨우 이순(耳順) 일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