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Dec 26. 2018

유럽으로 다시 떠나는 공항에서...

올 해들어 세 번째 국외여행이다.

첫 번째는 일본 기타큐슈로의 여행이었고, 두 번째는 태국 방콕과 나콘빠톰 지역이었다.

기타큐슈는 남도일보 기자로써 혼자만의 여행이었고, 태국 방콕과 나콘빠톰으로의 여행은 우리 가족 셋과 누나부부, 여동생  이렇게 여섯명이 함께 하는 가족여행이었다.

나는 가족 여행을 좋아한다. 가족이 함께 아름다운 곳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웃고 이야기하는 즐거움은 혼자 여행할 때 느낄 수 없는 기쁨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동유럽으로의 여행은 아내없이 아들과 둘이만 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아내의 업무가 바뀌면서 3주간의 휴가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아쉽다. 아내없는 여행기간동안 나는 자주 아내의 빈자리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사랑하는 아들이 내 곁에 있음이다. 대학원에서 2년 공부하면서 수고함에 대한 위로의 의미를 이번 여행에 담았다. 여행 출발하는 오늘 새벽까지도 석사 논문을 수정하는 아들이 안쓰럽다. 대학만 두 번 다닌 나는 아들을 통해 대학원 과정을 이해한다. 대학원을 다니지 않은 내가 아들의 대학원 생활을 지도하고 안내 할 수는 없었다. 그저 마음 졸이고 응원만 할뿐, 대학 다닐 때처럼 이것저것 코치해줄 수 없어 답답했다.

아들의 논문 과정을 보면서 내가 썼던 학사 논문은 그저 장난글이었을 깨달았다.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들의 수선거림이 나만의 생각을 방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여행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하다. 사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어제부터였다. 크리스마스날 오후, 서울로 올라왔다. 비행기 출발 시각은 12월 26일 낮 12시 50분이라 여유가 있으니, 26일 아침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해도 되지만, 서울에서 새벽까지 논문 수정하느라 늦잠 자게 될지도 모를 아들의 상황이 염려스러워 하루 먼저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 오며 겪은 일. 이번 여행에서 쓸 바퀴달린 가방을 고속버스 트렁크에 넣어두고 작은 가방과 배낭만 멘 체 지하철 역으로 들어 왔다가 뒤늦게 손이 허전해서 보니 큰 가방이 없었다. 다시 허겁지겁 터미널로 가서 가방을 찾으면서 든 생각, 가방을 줄여야겠구나. 당장 어깨에 맨 작은 가방을 배낭에 넣었다. 이번 일이 외국에서였거나, 출발하는 아침에 발생했다면 여행일정에 크게 차질이 있었을뻔 했다.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여행 하루 전에 겪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더구나 고마운 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여행기간 내내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추운 겨울에 페딩을 벗고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호사를 누렸으니...

어쨋든 여행에서 짐은 줄일수록 좋다. 짐은 말 그대로 짐일뿐이다. 일상을 툭툭 털고 자유로워지고자 떠나는 여행인데 이고져야할 짐이 많다면 얼마나 부자유스럽고 또 부담스럽겠는가? 더구나 이번 여행도 출발과 멈춤, 보고 먹는 모든게 내 뜻대로인 자유 여행아니던가? 짐을 줄여서 다소 불편하고, 어려워도 그 또한 여행의 매력아닐까?

'바람의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쓴 한비야씨는 세수비누조차 조각내어 담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침, 자는 아들을 깨워서 다시 한 번 여권과 환전한 돈을 확인하고, 공항리무진을 타러 강동구청 정류장으로 나왔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인천공항까지 4,350원에 1시간 48분이지만. 공항리무진을 이용하14,000원에 1시간 20분이 걸린다. 여행 중 다양한 경험을 쌓기위해 리무진 버스를 이용했다. 리무진 버스 비용이 현금은 15,000원이지만 카드로 계산하면 14,000원으로 1,000원이 더 싸다. 가게에서 현금으로 계산하면 카드로 계산할 때보다 더 싼데, 공항버스는 오히려 반대여서 신기했다. 그러고보니 시내버스도 현금이 비싸니, 신기한 건 아니네...


출발 비행기가 대한항공이니 인천 국제공항 2터미널로 가야 했으나 1터미널에서 하차 해야 했다. 유심침 수령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다른 때와 다르게, 외국 현지에서 유심칩을 사지 않고, 미리 우리나라에서 유심칩을 구매하면서 유심칩 수령 장소를 1터미널로 했기 때문이다.  논문쓰랴, 여행 일정 짜고 호텔과 이동교통수단 확인 및 예약 등으로 바쁜 아들이 1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1터미널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처음 출발하는 인천 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하니, 새 건물 티가 난다. 넓고 한가해서 좋다. 2터미널은 무안 공항처럼 한가했다. 1터미널과 2터미널 사이는 공항버스가 무료로 순환해 주었다. 광주에서 환전 못 했던 체코 코루나와 헝가리 포린트를 추가로 환전했다. 한달 반 전 태국으로의 출발 때는 탑승권 발급만 자동이었으나, 이번에는 탑승권 발급은 물론 짐부치는 것까지 승객이 자동으로 할 수 있었다. 자동화가  좋은 점도 있지만, 점점 기계치가 되가는 나이든 사람에게는 불편을 주고, 공항에서 근무할 수 있는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자동화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사람은 그 사람이 외국인이라도 짧은 영어나 아니면 몸짓으로라도 통해서 일을 볼 수 있으나, 바보인 기계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정해진 순서에서 조금만 틀어져도 함흥차사고 묵묵부답이다. 항의 조차 할 수 없으니 분통 터질 일이다.

공항에서 내가 좋아하는 비행기를 실컷 보니 좋다. 볼 수록 신기한 비행기, 저 무거운 기계가 사람과 짐까지  싣고 하늘에 뜨다니, 바보가 힘만 세다. 여행 중에 확보해야 할 에너지 중 하나가 스마트폰 전력이다. 보조 배터리가 있지만 11시간 20분 넘는 비행시간이니, 채울 수 있으면 100%로 채워 두는 게  좋다. 둘러보니 대기하는 의자에 전기 콘센트와 USB 연결할 수 있도록 시설되어 있었다.

프라하행 비행기에 탑승하라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비행기가 이륙하면 본격적인 여행이다.

한국! 2019년에 다시 보자.

수하물 부치는 장치에서 수화물 넣는 곳

수하물 부치는 장치에서 여권 인식 장치-성공하면 위 사진의 수화물칸이 열린다.

의자의 전기 콘센트, USB port

프라하까지 서쪽으로 9,061km, 11시간 20분을 가야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구 팸투어 2일째, 대구 근대 역사거리와 음식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