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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Jan 28. 2019

 부다페스트와  글루미선데이(Gloomy Sunday)

영화 Gloomy Sunday는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시작 전부터 후까지의 기간 동안 부다페스트에 있는 식당에서 벌어지는 한 여자와 세 남자, 그리고 Gloomy Sunday 노래에 얽힌 이야기다.

여주인공 일로나바나이를 사랑하는 유태인이자 식당 지배인인 라즐로와 역시 여주인공을 사랑하며 식당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 아라디안드라스, 독일인으로 나중에 독일 군 장교가 되는 한스는 식당 홀에서 서빙 일을 하는 여주인공 일로나바나이의 미모에 반해 사랑한다. 일로나바나이의 생일, 아라디안드라스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생일 축하곡으로 연주하는데 그 곡이 Gloomy Sunday다.

Gloomy Sunday를 듣기 위해 식당을 찾는 사람이 하나 둘 늘고, Gloomy Sunday가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자 식당을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난다.

Gloomy Sunday를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저주받은 노래라는 말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듣는 노래.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헝가리 점령군으로써 부다페스트에 상주하게  된 독일군 장교 한스는 식당을 찾아와 Gloomy Sunday 연주를 요청하지만 피아니스트 아라디안드라스는 거부한다. 여주인공 일로나바나이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Gloomy Sunday노래로 부르자, 일로나바나이 노래에 맞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피아니스트 아라디안드라스는 연주를 마치고 독일군 장교 한스의 총으로 자살하며 생을 마친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길을 위로해 주는 노래가 되고만 Gloomy Sunday는 차분하고 음울하다.

그러나 Gloomy Sunday가 완성되고 연주되는 영화의 스토리 전개 과정을 보면 사실

Gloomy Sunday는 사랑을 갈구하는 세레나데(Serenade)다.

지배인 라즐로와 동거하는 여주인공 일로나바나이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던  피아니스트 아라디안드라스가 Gloomy Sunday를 생일 축하곡으로 연주하고 여주인공의 마음을 얻게 되는 걸 보면  세레나데임을 확신할 수 있다.

나는 우울하거나 글을 쓰기 위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야 할 때, 일부러 조용하고 애절하며 음울한 노래를 찾아 듣기도 하고, 반대로 음악을 듣다가 급 우울해지기도 한다. 우울할 때 조용하고 음울한 노래를 들으면, 내 마음을 이해받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

부다페스트로 향하는 버스에서부터 마음에 흐르던 노래 중 하나였던 Gloomy Sunday의 영향 때문이었을까? 세계 3대 야경 중 하나라는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움이 처음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쩌면 그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야경이 더 아름다워질 필요가 있어서, 점점 더 야경을 아름답게 꾸며 왔을지도 모르고...

귀족과 부자가 살던 언덕이란 뜻의 ‘부다’에서  평민들이 살았던 평지라는 뜻의 ‘페스트’의 야경을 구경하며, 문득 Gloomy Sunday 배경이 되는 식당 위치가 어디일까 궁금했다. 영화에서 식당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 없었기 때문에 찾아갈 수 없어 아쉬웠다. 대신 영화에서 여주인공 일로나바나이가 자전거를 타고 건너던 380m 길이의 세체니 다리와 도나우 강변을 걸었다. 집에서 봤던 영화를 머릿속에서 다시 돌려보면서...

부다 성과 어부의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부다페스트는 낮에도 밤에도 아름다웠다. 강 건너 고풍스러운 모습의 국회의사당도 예뻤고, 도나우 강을 타고 흔들리는 불빛도 아름다웠다.

유럽에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몇 년 전 이곳을 찾아왔던 아들 말에 의하면, 부다 성과 어부의 요새는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한 곳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가야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두 곳이 연결되어 있어서 구경하기에 시간도 절약하고 다리 품도 줄어들어 좋다.

밤늦은 시간에도 붐비는 부다 성과 어부의 요새를 부다페스트에 머무는 동안 계속 올랐다.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저녁에는 국회의사당을 거쳐 호텔까지 한 시간을 걸어서 이동하며 부다페스트의 야경 속을 걷기도 했을 만큼 밤에도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부다페스트를 방문하는 사람이 여행 가기 전에  Gloomy Sunday 영화를 보고 가면 감회가 새로울 듯하다. 영화 Gloomy Sunday에서 일로나바나이가 노래  부르는 장면의 자막과 영어 가사를 아래에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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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omy Sunday


우울한 일요일 저녁까지 오래지 않아

어두운 그림자 속 외로움에 흐느끼고

눈을 감고 먼저 떠나간 당신

당신은 잠들고 내일을 기다려요.

당신을 향해 기도해요.

천사들에게 내 자릴 남겨 달라고 전해줘요.

우울한 일요일


그 많은 일요일들 어둠 속에 홀로

어둠과 함께 곧 떠날게요.

촛불이 빛나듯 반짝이는 눈동자

눈물은 거둬요 내 짐은 가벼워요

마지막 숨과 함께 고향으로

그림자의 땅에서 무사히 나는 헤매어요.

우울한 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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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is gloomy

My hours are slumberless


Dearest the shadows

I live with are numberless


Little white flowers

will never awaken you


Not where the black coach

of sorrow has taken you


Angels have no thought

of ever returning you


Would they be angry

if I thought of joining you


Gloomy Sunday.

ᆞ.ᆞ.ᆞ.ᆞ


Gloomy is  Sunday

With shadows I spend it all


My heart and I have decided

to end it all


Soon there'll be candels and prayers

that are said I know


Let them not weep

let them know that I'm glad to go


Death is no dream

for in death I'm caressing you


With the last breath of my soul

I'll be blessing you


Gloomy Sunday.

ᆞ.ᆞ.ᆞ.ᆞ


Dreaming

I was only dreaming


I wake and I find you asleep

In the deep of my heart

Dear


Darling I hope

that my dream never haunted you


My heart is telling you

how much I wanted you


Gloomy Sunday

Gloomy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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