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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Mar 01. 2019

그리운 섬

달이 그린 그림자에 잠 못 이루는 밤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

운명처럼 움켜쥔 고독은

시인의 한 줄 시가 되어

파도로 하얗게 부서지는 섬이 되었다.


바다에 홀로 떠있는 섬처럼

나는 잊혀진 얼굴,

그대를 기다리며

파도에 흔들려도

고독조차 사치였던 잊혀진 얼굴


소리 없는 흐느낌

어리석은 기다림

그대 향한 마음 들킬세라

눈감고 돌아서며 마음만 저미던 그 밤


불쑥 시작된 인연

손 뻗을 수 있으나

손 잡을 수 없어 가슴만 시리고

마음 가는 곳 쫒아가지 못해

꺼억꺽 속으로만 울었다.


빈 하늘만 가득한 섬엔

빈 바다만 출렁이고

빈 마음엔 어둠만 깃들

서늘하고 차가웠다.


바다를 휘감은 어둠 속에서

그리움은 고독이 되고

고독 때문에 참아야만 했던 눈물은

숨길 따라 하얀 선모초로 피고

밤하늘 가로질러 떨어지는 별은

세상을 떠도는 외딴섬이 되었다.


어둠에 기대어도 잠 못 드는 밤

발끝에 서걱대는 이불깃조차 낯설고

익숙한 고독조차 낯설었다.

나는 그대에게

그대는 나에게 닿을 수 없어

스러져가는 그리운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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