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Jan 15. 2021

마무리를 향해 가며

공사는 이제 마무리 단계.

공사 처음부터 참여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리 못 해 아쉽지만, 그래도

중간부터 시작해서 마무리를 보게 될 것 같아 기쁘다.

도중에 그만두지 않기를 잘했다.

'다음엔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볼 수 있겠지.' 하고 기대한다.

그땐 지금의 경험이 많이 도움되겠지?

지금 맡은 일을 끝내면, 훌쩍 떠나고 싶다.

외국으로 놀러 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그리는 못하고...

대신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돌 생각이다.

목적지 없이 그냥 운전하고 가다가

쉬고 싶으면 쉬고,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중고등학교 때 무전여행하는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날 친구들의 무용담을 들으면서 많이 부러웠다.

용기가 없어서 무전여행을 해보지 못했지만

그 부러움이 마음속엔 남았었나 보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을...

무전여행은 아니지만, 목적지 없이 떠는데 의미를 둔다.

물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

한 달쯤 후엔 이름 모를 바닷가에 앉아서 바다를 보고 있으리라.

이어폰으로 '이정선의 섬소년'을 들으며

♪외딴 파도 위 조그만 섬마을 소년은 제나 바다를 보았네

바다 저 멀리 갈매기 날으면 소년은 꿈속에 공주를 불렀네

파도야 말해주렴 바닷속 꿈나라를

파도야 말해주렴 기다리는 소년♬

따라 부르면서....

그러다 마음이 내키면 제주도 집에 머무르기도 할 고....

완만한 경사로 한참을 걸어 들어가도 무릎 정도로 물이 차오르는 표선 해수욕장에서

어쩌면 2월 차가바다에 들어갈지도 모르고...

다음 일터에 급하게 들어가야 해서 내 계획대로 될지는 모르지만,

가능하다면 쉬엄쉬엄 가고 싶다.

외국 여행할 때처럼, 우리나라를 여행하 글 쓰고,

가능하다면 영상 촬영하고 편집해 그 지역 방송사에 보내기도 하고...

전국을 돌다가 생각이 지금 이때에 머무를 수도 있겠지.

온 천지에 먼지 가득하던,

습기로 복사지가 축축해지던,

겨울엔 아무리 난방기를 틀어도 발과 무릎 시리던,

철근이 코브라처럼 고개를 들고 호시탐탐 노리던,

레미콘차가 콘크리트를 쏟아 붙느라 윙윙거리며 매연을 내뿜던,

구멍 뚫리고 흙 묻은 작업복 입은 체

컵라면 하나에 만족한 미소국물까지 마시며,

몇십 년을 그렇게 일해 오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지도 모를 작업자들이,

멋진  옷 입고 명함에 뭐라 잔뜩 쓰여 있는 명함 흔들며,

잔머리 굴리고 거짓으로 속이려 드는 사람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순수해서 오히려 마음이 애잔해지던...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지어지는지 알 수 있었고,

작업자들의 수고가 있었음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다짐하는...

1월의 중간에서 마음을 다독이며 마무리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하루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0년을 보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