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탈출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만들기 강의를 마치고

11월 27일,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광주시립 미디어 정보도서관에서  진행해 온 강의를 드디어 마쳤다.

2021년 8월, 미디어 정보도서관으로부터 의뢰받은 '코로나 탈출!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만들기' 강의다.

11월 네 번의 토요일마다 10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두 시간씩 총 8시간, 키네마스터 활용법을 강의했다.

강의를 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꼭 가 봐야 할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어 미안했고, 서울에 있는 아들을 보러 올라가려던 계획도 아들이 대신 광주로 내려오게 해서 미안했다.

영상 촬영하는 법, 내레이션 기사 쓰는 법, 녹음하는 법, 키네마스터 어플의 초기 화면과 보이는 각각의 여러 메뉴 등을 설명했다. 동영상을 잘라 붙이고, 사진에 효과를 주고, 배경음악을 다운로드하여 까는 등 영상편집에 필요한 과정 하나하나를 캡처해 파워포인트로 433페이지의 강의안을 만들어 활용했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프로를 활용한 강의였다면 자다가 일어나 강의를 하라고 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에서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키네마스터 프로그램은 강의에 앞서 옛 기억을 더듬어 미리 검토해야 했다. 덕분에 이번 기회를 통해 키네마스터를 나 자신 스스로 복습할 수도 있었다.

내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영상 편집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작은 스마트 폰 화면을 크게 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이 문제는 도서관 컴퓨터에 내 스마트폰을 동기화시킬 수 없어서 Zoom프로그램을 활용해 내 스마트폰 화면을 대형 전자칠판에 띄어 보여 주었다. 파워포인트와 시연을 통한 두 번의 설명을 마치고 수강생들의 실습시간, 강의장을 돌아다니며 실습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도왔다. 보조강사 없이 열다섯 명의 수강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시민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을 생략하고 계속 수업하자고 요청해왔다. 잠시도 쉴 틈 없이 강의를 해야 해서 다리는 아팠지만 수업의 맥이 끊기지 않아서 좋았다. 방역지침을 지키느라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었지만 내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고 유지되어 다행이었다.

20대부터 74세 어르신까지 시민으로 구성된 15명의 수강생들은 강의 내용을 흡수해 받아들이는 속도가 각각  달랐다. 실습과정에서는 예상대로 젊은 사람들이 더 빨랐다. 수강생들이 어느 정도 실습을 마치면 다음 항목을 설명하고 실습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66세로 신문사를 운영하는 대표는 정말 수업시간 내내 즐거워했고, 자신이 동영상을 편집해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74세 어르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해력이 높아 실습을 빨리 끝낸 40대 주부는 옆사람을 도와주었다. 50대 부부가 함께 와서 같은 취미를 갖게 되었다며 좋아하기도 했고,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온 수강생들도 있었다. 모든 수강생들이 끝까지 경청하며 따라와 주어서  고맙다. 강의 시작 전 예상하지도 못 했던 수강생들의 열정적인 반응은 내게 힘을 주었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고도 30여 분씩 이어지는 개인 질문에 즐겁게 답을 했다.

사회복지서비스 강의, 예비 시민기자를 위한 신문기사 쓰는 법 강의, 정년퇴직 후 재 취업과 삶에 대한 강의에 더해 새로운 분야의 강의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기쁘다. 강의를 통해 새로 맺어진 인연은 더욱 반갑다.

회사 일과 기사 쓰고 영상 만들어 보내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강의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지만, 동영상을 제작해 보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준 것 같아 행복한 11월이었다.

12월에는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본다. 윤슬처럼 반짝이며 시나브로 흘러가는 11월을 아쉬움 없이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