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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Jun 15. 2023

영상콘테스트, 인생 100세 시대, 오후 3시 36분

2023년 6월 13일, 상을 받았다.

내가 기획하고 촬영, 편집해 제출했던 영상이 '58년생 우리들의 인생이야기' 동영상 콘테스트에서 1등 금상작으로 선정되었기에

시상식에 참석하고 왔다.

1등을 한 내 영상을 상영한 후 1등 1명, 2등 2명, 3등 2명 이렇게 다섯 명 입상자에게 상장과 상품, 꽃다발을 주었다.

수상자를 소개하는 사회자가 "막둥이들이 인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58년생은 2023년 올해 첫 노인이 되는 65세다. 우리나라 법에서는  노인을 65세부터라고 규정하고 있으니, 이미 노인이 된 사람 앞에서는 막둥이인 셈이다.

운전하다가 우연히 길에 걸린 '58년생 어쩌고 저쩌고'란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봤는데 운전 중이라 자세히 읽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 짚 앞 철책에도 같은 펼침막이 있어 읽어보니 동영상 공모전이었다. 접수 마감까지 남은 기한은 10일. 시간이 부족할 수 있었다. 빨리 어떤 내용을 담은 영상을 만들지 컨셉을 잡아야 촬영이 가능했다. 처음엔 인터뷰 형식으로 내 인생 이야기를 해볼까? 했지만, 보는 사람이 남의 인생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것 같지 않았다. 커다란 굴곡 없이 살아온 내 인생 이야기에 공감해 줄 사람도 없을 것 같았다.

휴일, 아내가 집 가까운 산에 가자고 했다. 산으로 가는 길에 컨셉을 잡았다. 등산길을 인생길로 표현하기로 했다. 촬영을 하며 산을 오르다 보니 남무가 눈에 들어왔다. 아! 나무를 사람에 비유하면 되겠구나. 산길과 나무를 metaphor로 삼아 촬영하고, 앞과 뒷부분은 내가 출연하는 것으로 전체 줄거리를 잡아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지?

공모전을 주관하는 부서에 전화를 했더니,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촬영했던 사진으로 살아온 과정을 사진으로 만든 사람도 있고, 영상을 만들지 못하면 편집해 줄 수도 있거나 자녀에게 부탁해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 '뭐라? 남이 만들어 준다고?' 대충 만들어서는 입상작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년배끼리의 경쟁이라면 자신 있었으나, 젊은 자녀나 전문가를 포함한 경쟁에서 내가 선택받기란 어려워 보였다.  영상편집은 서툴더라도 고난을 극복한 인생 승리를 담은 영상이 있다면, 평탄한 인생을 담은 내 영상이 아무리 촬영과 편집 기술이 뛰어나다 해도 어려울 거란 판단이 섰다. 남이 생각하지 못한 생각을 해야 했다. 그러다 사회복지서비스 강의와 kt정년퇴직자에게 강의하며, 인생 100세와 하루 24시간을 비교했던 생각이 났다. 마감 이틀을 남기고, 강의하며  활용했던 파워포인트 강의안을 찾아 영상에 끼워 넣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몇 시 몇 분'인지 질문하는 내 모습을 촬영해 넣으며 수정했다. 이렇게 만든 영상은 '인생 100세 시대, 오후 3시 36분'이라는 제목 작품이 됐다. 시간이 부족하고, 자료가 보관된 집이 아닌, 일하고 있는 순천에서 확보하기 어려워 부족한 상태에서 완성한 영상이었다. 아쉬웠지만 부족한 가운데 최선을 다했다.

65년간 살아온 인생과정을 걸어가는 등산길에 비유하고, 여러 길을 걸으며 상처받지만 이겨내고 살아온 사람을 나무에 비유한 영상을 제출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지금 몇 시 몇 분인가요?


인생 100세 시대를 하루 24시간과 비교하면 65세는 오후 3시 36분이다.

(65세×24시간)÷100세=15.6=15.6시

0.6×60분=36분 -> 15시 36분


부족하지만 1등 상을 수상한 영상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아 주세요.


https://youtu.be/W65kVXr3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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