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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Apr 11. 2016

삶의 무늬

나는 무늬를 그리며 산다.
날마다 출렁출렁, 일렁 일렁
이리저리 흔들리며 무늬를 그린다.

비를 맞으며 무늬를 그리러 나서는 출근길
추운 겨울을 이겨낸 잡초를 보았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가벼이 흔들리며

잡초도 자신의 무늬를 그리고 있다.
아! 그렇구나.
나를 흔드는 것이 바람만은 아니었구나.
바람도, 비도, 세월도 나를 흔드는구나.

그녀를 기다리며

두근두근 파도치는 물결무늬를 그렸다.

함께 웃으며

동글동글 동그란 무늬를 그렸다.
그리움에 사무쳐서 흔들거리며

어제는 행복하여

무늬에 분홍색까지 더하였다.

오늘은 피곤하여 쉬고 싶어

희미하게 점만 찍었다.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며
나는 나만의 무늬를 그리고 산다.


어제, 하늘에 무늬를 그리던 구름이

오늘, 흔적조차 없다.

오늘, 내가 살아가며 그린 무늬도

내일, 흔적 없이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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