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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규석 마샹스Machance Mar 10. 2016

내 마음 보푸라기

험한 세상을 살다 보니 내 마음에 보풀이 생겼다.
늦은 공부와 힘들게 일을 하다 보니 무리임을 알리는 신호들이 몸 이곳저곳에서 나타났다.
그래도 무시하고 계속 지냈더니 이제 마음에까지 그 증상이 나타났다.
오늘 바다를 묵묵히 내려다보며 나 자신을 찬찬히 관조해 보니,
마음 아픈 것이 몸 아픈 것으로 나타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마음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고,
갈라지고,
부스러지고,
풀어헤쳐져 보풀이 되고,
하나하나 보푸라기로 떨어져 나간 마음이
허허로이 가을 하늘을 날아올라 아무 곳이나 내려앉았다.
바람에 팔랑이며 허공을 돌며 다 떨어지는 노란 낙엽처럼...

그러나 나는 안다.
보푸라기 하나하나가 얽혀서 한 가닥 실이 되고,
그 실이 엮여서 천이 된다는 것을...

보풀진 마음에서 떨어진 보푸라기 하나라도 함부로 할 수 없다.
후우~ 불면 날아가는 보푸라기 같은 마음이지만 그래도 소중하다.
땅에 떨어진 보푸라기를 쓸어 담는다.

보푸라기일망정 그것도 내 마음이니까...
이 세상 다할 때까지 보듬어 안고 가야 할 내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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