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말기와 해방 직후에 통용되던 화폐다.
•액면가: 1 프랑(1 franc). 통화 단위는 벨기에 프랑.
•규격: 순수 아연(zinc)으로 제작, 중량 약 4.2g, 지름 약 21.5mm, 톱니 모양 테두리.
•조폐: 1945년 발행량은 15.930.000로 알려진다.
•앞면(사자 문장): 방패 안에 서 있는 사자(벨기에 국장)가 있고, 양 옆에 프랑스어 “BELGIQUE”와 네덜란드어 “BELGIE”가 병기되어 양대 언어 공동체를 상징한다.
•뒷면(액면·왕관·이니셜): 윗부분의 왕관과 중앙의 장식문자는 당시 국왕 레오폴 3세(Leopold III)의 이니셜 “L”을 형상화한 것으로, 좌우에 1–F가 배치되고 하단에 연도 1945가 새겨져 있다.
전시 금속 수급과 주화 정책
독일은 점령지 자원을 전쟁 수행에 동원하기 위해 통화 발행을 늘리고 가격·임금을 통제했다. 그 결과 1940년대 초 벨기에에서는 공식 물가와 암시장 물가가 크게 벌어지고 암시장 가격이 650% 이상 치솟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금·은·니켈 등 고급 금속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기존의 은화·니켈화 발행은 중단되었다. 1프랑을 포함한 다수의 주화가 모두 아연으로 대체되는 ‘비상 주화(emergency coinage)’ 정책이 시행되었다. 아연은 마모와 부식에 약해 오늘날 남아 있는 동전들이 칙칙하고 거친 회색빛을 띠고 있다.
1945년 경제·정치 상황
1944년 가을 연합군이 브뤼셀과 앤트워프를 해방시키면서 벨기에는 점령에서 벗어났지만, 해방은 동시에 막대한 전쟁 부채와 통화 팽창, 사회 갈등이라는 난제를 가져왔다.
10월 브뤼셀이 해방되자마자, 재무장관 카밀 거트는 '구트 작전'이라 불리는 대규모 작전을 조직해 기존 지폐를 유통에서 철수하고 일정 금액까지 교환했다.
임시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화폐 교환과 예금 동결 같은 통화 개혁을 단행했다.
이러한 조치와 미국의 원조, 산업 기반의 빠른 복구가 결합되면서 1940년대 후반에는 ‘경제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른 성장세가 나타났다.
동시에 독일 점령기에 남아 있던 레오폴 3세의 책임을 둘러싸고 ‘왕가 문제’가 정치적 폭발점을 형성해 공화정과 군주제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과 국민투표로 이어졌다. 좌우 정당들은 연립정부를 구성해 복지국가와 산업 재건, 나아가 베네룩스·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 가입 같은 유럽 통합의 기반을 마련해 나갔다.
1945년 벨기에 1프랑 동전은 유럽 점령과 해방, 전시 인플레이션, 통화 개혁, 군주제와 민주정 사이의 갈등 속 생존을 모색해야 했던 한 소국의 20세기 전환기를 응축한 작은 자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