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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크핑거 Apr 03. 2019

삶은, 인생은, 이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삶의 어떤 일들은 우연이지만, 지금 자신의 모습은 필연이다.”

어떤 연예인이 방송에서, ‘꿈이 없는 것도 비참하지만, 안 되는 꿈을 잡고 있는 것도 비참하다’는 말을 했다. 따끔한 일침 같지만 모든 저런 염세적인 표현은 그 자체로 모순일 수 밖에 없다.


이건 간단히 증명될 수 있는데, ‘어차피 결국 죽을 건데 지금 왜 사는가?’ 하는 질문의 본질과 같은 맥락이다.


‘결국 배고파질 건데 뭐 하러 먹나?’

‘또 더러워질 건데 뭐 하러 청소하나?’

‘결국 지구는 언젠가 팽창하는 태양에 먹힐 건데 지구상 생명체는 대체 왜 사는 거지?’


……뭐 이런 질문들.


삶이란 과정에 의미가 있는 것이지, 이루지 못한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게 아니다. 이건 게임이나 영화, 혹은 드라마를 생각하면 간단히 알 수 있다. 그것들이 가장 재밌을 때는 시작하고 나서 막 첫 부분이 지나고 중간으로 향할 때다. 인생으로 따지면 청춘 시절이라고나 할까. 앞으로 어떤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까 하는 기대감으로 잠도 안 올 정도로 기대가 되고 흥분이 된다.


그러다 절반 쯤 넘어간다 싶으면 ‘아, 아쉽다. 곧 끝나버리겠네. 안 끝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마저 든다. 그러다 결국 끝이 나고 나면 그 때는 다시 봐도 처음처럼 재밌지가 않다. 그 모든 목표를 이루고 엔딩을 봤는데 오히려 허무하고 공허해지는 것이다.


걸리지도 않을 복권을 매번 사는 사람이 있다. 나는 매번 그걸 타박했다. 걸리지도 않을 거 왜 사냐고. 그러면 이렇게 말을 한다. 당첨이 중요한 게 아니다. 당첨될 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그 시간이 즐거운 거라고.


이건 큰 이벤트도 비슷해서, 가령 축구 결승전의 경우 결승전 자체는 2시간밖에 안되고 금방 지나간다. 생각해보면 그 축구 시합보다는 그 시합이 열리기 전까지 기다리는 게 더 즐겁다.


꿈이란 것도 비슷하다. 마치 군대 제대하는 것과도 같다고나 할까. 나는 군대를 제대하면 하늘을 날 것 같고 막 왕처럼 세상 다 가질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최고 즐거울 때는 첫 휴가 갈 때였다. 그 때부터는 제대하면 얼마나 즐거울까, 그 생각만 하면서 군 생활을 버텼다. 하지만 막상 전역 당일은 별 감흥 없이 지나갔고 제대 후에는 허무하고 공허하기 까지 했다.


출판도 마찬가지였는데, 소설가가 되어 내 이름이 박힌 책이 나오는 꿈을 가지고 있던 나는 오랜 노력과 기다림 끝에 출판사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출판사에 계약하러 가는 그 날을 매일같이 꿈꾸고 기다리며 그 날이 오면 진짜 그날 죽어도 여한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그 날이 왔을 때는 제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별 감흥 없이 덤덤했다.


장사로 성공하고 장사로 망한 분이 있다. 그런데 장사가 망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났느냐, 그건 또 아니라서 다시 다른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다. 이 분 말씀이, 망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인생의 행복이란 항상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이 행복하다는 것이란다.


그게 맞는 말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즐거운 거지, 막상 그게 이뤄지면 그 뒤에는 공허함만 남게 된다. 뉴스에서 망했다고, 사고를 쳤다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특이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사람들의 뉴스를 몇 년 전으로 검색해보면 반드시 크게 성공한 뉴스가 있다. 그런 사람들은 성공 뒤에 다시 새로운 꿈을 꾸지 못해서 그런 일을 겪게 된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꿈이 없다는 것이다. 꿈이 없는 사람은 죽어 있는 사람과 같다. 당장 사는 모습이 어떻든 간에, 그래서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금과 그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의 기다림 기간, 그게 바로 행복이며 인생을 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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