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것은 이루어진다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너무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 꿈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쉽게 이루어지는 것을 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꿈이 꿈다운 이유는 그것이 지금 당장 생각하기에 절대 이룰 수 없을 만큼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신의 능력으로는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갈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그걸 지금 당장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은 꿈도 뭣도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들을 갈망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참 비극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 때, 더 이상 꿈은 흥분과 기대감을 주지 못한다.
즉, 인생은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언젠가 그것을 주긴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그것이 별 의미 없어진 뒤인 것이다.
가령 어렸을 때 나는 게임기가 너무 갖고 싶었다. 게임기만 있다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너무 행복하고 즐거울 것만 같았다. 어려서의 내 꿈은 게임기였다.
나이가 들어 게임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지금은 게임기가 꿈도 뭣도 아닌 그저 한쪽 구석에서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기계일 뿐이다.
당신의 주위에 있는 어떤 것 역시 비슷할 것이다. 언젠가는 그토록 바라던 것이었을 테지만, 지금은 아무런 감흥 없이 당신의 자원만 잡아먹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연인관계가 거의 이렇게 된다. 사귀기 전에는 바라보기만 해도 두근거리며 저 사람과 사귀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지만, 사귀고 나면 지겨워하고 헤어지기를 바라게 된다.
지금 자신에게 무언가 꿈이 있다는 건 희망이며 비극이다. 무언가 갈망하고 기다릴 게 있다는 건 희망이지만 그것은 지금 현재로는 절대 이루어 질 수 없기에 비극이며, 또한 그것이 이루어질 때에는 원래 기대만큼의 행복을 줄 수 없다는 것이 또한 비극이다.
인생은 참으로 얄궂다.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는 멀리 떼어 놓더니, 그것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을 때에는 기대했던 만큼의 행복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소망하면서 현실에 실망하고, 또한 이루어진 후에는 그것에 대해 기뻐하지 못하여 실망하며, 평생 그렇게 절대 만족될 수 없는 갈망으로 인하여 말 그대로 꿈같은 것들만을 좇으며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