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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크핑거 Apr 19. 2019

구불득

불교에 나오는 고통 중의 하나다. 인간에게 고통의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지만 저 고통만큼 괴로운 게 없는 것 같다.


인생이라는 놈은 그래서 참 얄궂다. 미칠 듯이 원할 때는, 정말 손에 넣지 못해서 미칠 것 같은 그 순간에는 죽어도 안 준다.


연모하는 짝사랑이 그렇고, 돈이 그렇고, 명예나 권력이 그렇고, 뭐든지 그렇게 미칠 듯이 갈구할 때는 얄밉도록 관심조차 안 준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 모든 것이 의미가 없어졌을 때, 더 이상 그것을 갈구하지 않게 될 때, 생겨도 기쁠 것 같지 않을 때, 그 때야 비로소 뜬금없이 던져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까닭이 그러하다. 원하는 것은 저 멀리 있고 손에 넣은 것은 이제는 별로 원하지 않는 것들이다.


원할 때 주지 않으면 무슨 의미인가? 필요 없을 때 생겨봐야 무슨 즐거움인가?


삶은 참으로 얄궂다. 인생이란 한 평생 욕망에 끌려 다니기만 하다가 손에 넣었다 싶으면 끝나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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