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兵聞拙速(고병문졸속) 未睹巧之久也(미도교지구야)
손자병법에 보면 저런 말이 나온다고 한다. 그 뜻은, 모자람이 있더라도 신속히 해야지, 만전을 기한다고 느리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글은 심혈을 기울여 신중하게 써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평생 글을 완성하지 못할 여지가 많다.
내가 아는 한, 흔히 명작, 대작, 수작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음악, 문학 할 것 없이 일필휘지로 쓰인 것들이다. 헤밍웨이도 그렇고 스티븐 킹도 그렇고, 대부분의 명작이 그렇다. 노벨상을 받은 작품이든, 상업시장에서 대박을 친 작품이든, 그들 작품 중 최고는 어느 날 죽죽 휘갈긴 글들이지 찔끔찔끔 쓴 글 중에 명작은 없다. 고치는 건 나중이다. 일단 써야 한다. 뭔가 에너지가 넘치고 할 의욕이 있을 때 끝까지 달려야 한다.
중간에 멈추면 그대로 끝이다. 하물며 처음부터 명작을 써야겠다며 힘을 빡 주고 쓰는 사람은 절대 글을 완성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은 완성은커녕 몇 페이지 쓰다 지칠 확률이 더 높다.
내가 쓴 글 중에서도 잘 쓴 글들도 막힘없이 죽 쓴 글이지, 중간에 멈추고 고민하기 시작한 경우 절대 글을 완성할 수 없었다.
글쓰기 강의 책에도 그런 내용들이 나온다. 글을 쓸 때 절대 잘 써야지 하는 생각으로 힘주고 쓰지 말라고.
비단 글쓰기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그림을 그리든, 작곡을 하든, 공부를 하든, 연애를 하든사업을 하든, 뭘 하든지 실패나 부족함을 두려워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사람이 결국은 성공하지, 힘주고 신중하게 한다면서 느리게 진행하다가는 얼마 못가 다 나가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