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범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이 말은 누구는 공감하고 누구는 공금하지 않는다. 그 기준은 나이다. 인생의 절반 전에는 이 말에 공감하지 않는다. 특별해지고 싶고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바뀐다. 나 같은 경우는, 유명인의 죽음을 보면서 바뀐 것 같다. 특별해졌지만 그로 인해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과, 비록 그렇지는 못하지만 죽지 않고 사는 것. 무엇이 더 나을까.
생각해보니 질문이 바보 같다. 특별하다고 모두 죽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쨌건 젊어서는, 혹은 특별해지지 않을 때는 특별한 것이 행복함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혹은 특별해지게 되면 특별하지 않음이 오히려 행복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의 역치가 작아진다. 소소한 것에도 큰 행복을 느끼게 된다. 어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간은 60대에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전에 들은 건데 굳이 찾기는 귀찮으니 뇌피셜이라 여겨도 좋다.) 성취나 부의 크기와 관계없이 말이다.
나 역시 나이를 들면서 서글픈 점도 있지만, 예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비록 지금이 예전과 비교해서 더 나아진 점이 없다고 해도 지금 느끼는 행복이 예전보다 더 큰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한 끼의 식사, 비오는 날의 정취, 날마다 일어나는 일들 하나하나가 모두 커다란 행복이 된다.
노인이 젊은이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지 모르겠다. 젊어서는 살날이 많으니 하루하루가 소중하지 않다. 뭘 해도 불만족스럽다.
나이가 들면 시간의 가치가 귀해진다.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하루는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라는 말처럼, 나이가 들수록 하루의 가치는 점점 올라간다. 가끔은 숨 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낄 때도 있으니, 나도 단단히 나이를 먹은 모양이긴 하다.
어쨌건 욕망을 버리는게 정말로 행복에 가까워지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숨쉬고 살이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니, 그 외의 것들은 얼마나 더 큰 행복일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