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버는 방법은 한 가지 간단한 명제에서 출발한다. 바로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렇게 따지면 부자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수가 행동하는 반대로만 행동하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작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쓸어 담는다던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1원도 안 되는 개잡코인인 도지코인을 왕창 담는다던가, 혹은 너도나도 달려들어서 주식을 사거나 코인을 산다는 불장일 팔거나... 그렇게 다수와는 반대로 행동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왜냐면 대부분의 경우 자기 자신 역시 바로 그 다수에 속하기 때문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돈이 되는 어떤 걸 추천해달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난감함을 느낀다. 그냥 내가 이거다 싶어서 말을 하고 누군가 우연히 그걸 듣는다면 상관없다. 그럴 때는 미래의 변화가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런 요구를 하고 거기에 응하면 변화가 일어나 버린다. 관찰이 현상을 바꾼다고나 할까. 나만 알고 있는 걸 남도 알아버릴 때 그건 더 이상 나만 아는 것이 아니게 된다. 더 이상 소수가 아니게 된다.
생각해보면 가당찮은 말이기는 하다. 가령 특정종목에 대해 오를까 내릴까를 생각해보면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는 딱 두 가지 밖에는 없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에 불과한 내가 그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오른다, 혹은 내린다고 밝힌다고 해서 그게 나의 말과는 반대로 움직일 리 없다. 이건 마치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가 꼭 자기가 보기만 하면 진다는 사람의 말처럼 농담같이 들리기도 한다. 내가 보든지 말든지 승부는 그들의 실력차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게 농담이 아닐 수도 있다. 왜냐면 양자역학에서 평행우주가 끝없이 분화한다는 것이 사실일 경우 내가 보느냐 혹은 보지 않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정말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코인계에서 독보적 현자급 통찰력을 가진 기자님이 있다. 그런데 이 기자님은 지난 불장에 매매를 생방송 중계를 했다. 40억까지 벌면서 승승장구 했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폭락하며 그 돈을 거의 다 날렸다. 나는 그걸 보면서 그 기자님이 저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날리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그녀가 그걸 방송하자 다른 사람들도 저렇게 하면 버는구나 싶어서 따라하게 되었고 더 이상 그녀는 소수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런 강렬한 경험을 한 적이 많다. 예전에는 이거다 싶어서 남들에게 말도 많이 하고 알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귀신같이 남들에게 알려주는 순간 조금 오른다 싶더니 그대로 꼴아 박아 망하는 일이 많았다. 특히 통계적으로 1% 미만의 확률이라고 생각해서 남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했는데, 그 1%의 확률에 걸리면서 망한 이후로는 정말로 남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준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실감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위의 이치 때문이었다. 남에게 알려주는 순간 더 이상 소수가 아닌 대세가 되고 결국 반대로 흐르기 때문이었다.
올 초에 나는 이것을 검증하는 실험을 했고 역시나 내 예상대로였다. 나는 어떤 종목을 발견하고 남들에게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다. 하지만 이걸 알리는 순간, 그래서 남들도 이 종목을 사는 순간 더 이상 나는 다수가 아니게 되고 나도 망할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 비밀을 나 혼자 간직하기로 했다.
내 생각은 적중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꽤 유명했을 거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는 나 포함해서 정말로 딱 2명만 이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걸로 꽤 쏠쏠한 재미를 봤는데, 문제는 이게 갑자기 엄청 유명해지면서 다수가 되었고 결국 이것도 꼴아 박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세가 되기 중간 쯤 털고 나와서 초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대박 정도는 먹었다는 게 다행이랄까. 이후로 정말로 남들에게 뭔가 말하고 다니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나에게 무언가 돈이 되는 걸 추천해 달라는 사람들에게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든다. 그들에게 알려주면 알려준 건 반드시 꼴아 박는다. 그러면 나는 원망을 듣는다. 그렇다고 안 알려주면 또 별것도 아닌 걸로 비싸게 군다면서 원망을 듣는다. 그러니 부디 남에게 어떤 게 돈이 될지 알려달라고 부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그런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모두 하나같이 안 좋은 감정을 남기고 멀어져갔다.
남에게 돈이 되는 걸 알려주는 사람들은 케이블 방송에도 많고 인터넷에도 널렸다. 그 사람들이 딱히 나쁘거나 사기꾼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걸 남에게 알리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맞지 않게 된다. 가치 있는 것은 남들이 모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남들이 모두 알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가치가 있지 않게 된다. 남들과는 반대로, 남들은 모르는 것을, 남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자신만의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게 돈이 된다.
그러니 남에게 알려달라고 하지 말고 항상 스스로 생각을 해야 한다. 남에게 알려달라고 해서 아는 순간 그걸 아는 사람은 최소 2명이 되고, 그건 더 이상 가치를 갖지 못한다. 남들은 모르는 걸 자기 혼자만 알 때, 그게 진짜 대박이 된다.
또한 그러한 이유로, 무언가 돈이 된다면서 권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이거나 장사꾼이거나 둘 중 하나다.
덧붙이자면, 이건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글감을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들이 제대로 글을 마친 걸 본 적이 없다. 정말 멋진 아이디어라면 자기 혼자만 안 채 글을 완성해야 한다. 그 전에 남들에게 말하고 다니면 글은 생명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