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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 Jun 18. 2022

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들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지난 주는 특히 바빴다. 무역 상담회에서 바이어를 도와 끝없이 밀려드는 셀러들을 만났고, 친구들도 만났고, 화상 교육도 하나 받았다. 그래서 많이 피곤했는데, 피곤한 만큼 마음이 허하다. 

이번 무역 상담회는 오랜만에 바이어와 셀러가 현장에 참가하는 행사였다. 오랫동안 코로나 때문에 타격 입은 업체들의 기대가 높아서였는지 다들 열정적으로 회사와 제품을 홍보하고 내가 담당한 바이어 또한 셀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열정적으로 머리를 맞댔다. 사람들의 높은 열정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절로 고양됐다. 처음에는 바이어와 이틀 동안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부담스러울 것도 같았고 그 사람도 직접 자기랑 이틀 동안 어색하지 않겠냐고 말을 해서 일이니까 괜찮다고 했는데...... 바이어는 일이 다 끝나고 이틀간 정들어서 헤어지려니 아쉽다고 했는데...... 나는 정말 일이라서가 아니라 그 떠들썩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것 같고 바이어의 열정에도 감동한 것 같고, 바이어뿐 아니라 셀러들 중에도 나라면 상상도 못할 길을 걸어가는 대담한 사람, 지적인 사람, 뚝심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양치기 개처럼 바이어들을 몰고 온 무역관 직원 중에도 정말 인상적인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지금..... 그때가 그립다. 


 옛날에 친구가 자기 같은 일반인도 친구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외롭고 허전한데 연예인은 그 마음이 더 힘들겠같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참 사려깊은 친구다). 손흥민도 관중의 우레와 같은 환호를 듣고 집에 돌아오면 그 허전함을 견디기가 너무나 힘들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시끌벅적하고 기쁘고 에너지가 통하는 고강도의 시간을 보내고 오면 그만큼 빠져나간듯 허무한 감정이 드는 걸까? 


 사람이 주는 감동, 흥미, 놀라움은 어떤 읽을거리, 볼거리보다 강력하다. 이유를 알 수 없다 싶을 정도로 한 사람의 깊이는 끝이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물건을 팔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기업 직원들도 나름대로 힘들겠지만 개인이 사업을 차려서 그 힘든 무역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들이는 노력들을 보면 전혀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나도 사업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데, 그래도 그들이 타는 출렁이는 파도가 부러워보이는 것은 사실이고 나도 같이 파도를 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외로움과 그리움은 여기에 풀어 날려버리고 이제 나는 내 일을 하러 가야겠다. 아직 많지도 않고 자리도 못 잡은 내 일. 하나씩 올라간다 생각하고 꾸준히 가고 싶다.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밀려오는 외로운 파도"- 이정선의 너무도 아름답고 내가 매우 애정하는 곡 '외로운 사람들' 중 일부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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