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과

by 올리브

이제 나랑 아들은 격리도 해제되고 남편만 이틀 남았다. 식구들이 많이 긴장이 풀어져서 거실에 나와 있기도 하고 대화도 한다.

큰애가 걸리면 안 되니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지만....


무섭게들 걸리고 있다.

큰 애가 같이 다니는 친구가 부모님이 다 걸린 후 자기도 걸려서 열 난다고 한다.

오후에는 동네 친구가 셋째가 걸렸다며 격리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고 다른 친구는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갔다고. 걘 부모님도 다 걸렸다고 한다.

생활 치료센터 들어간 사람 너무 부러운 건 사실이다. 3성 호텔이라 식사가 아주 맛있다고. 크흐흐.


나는 어제 세끼 밥 하고 설거지하고 설거지한 그릇 소독하고

빨래하고 널고 개고

쓰레기 버리고 먼지 닦고 바닥 닦고

빵 만들고.

새벽에 빵 굽고 더 자다가 배고프다고 밥 해달라는 식구들 성화에 깨서 밥 차리고 밥 먹으면서 '사내맞선'을 봤다.

그래도 다리 아픈 건 많이 좋아졌다.


근데 내가 보고 있는 드라마긴 하지만 어쩜 그런 뻔한 설정을 싹다 모아놨는지 신기하다.

여주인공은 가정 형편이 좋지는 않지만 씩씩하고 열심히 일하고

남주인공은 재벌3세라서 돈이 무한정으로 많고 일도 완벽하게 잘 하는데 남모를 아픔이 있다.

그런 두 사람이 티격태격 하다가 잘 되는 이야기다.

그래도 김세정이 너무 재밌고 예쁘다.


타일공이 돈을 잘 번다고 한다. 그래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고. 도배공, 용접공도 잘 번다고 하던데.

도배, 용접은 별로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데, 타일은 나도 배우면 잘 할 것 같다. 내가 자로 재고 손으로 만드는 걸 좀 잘하는 편이라.

이제 나이 많아서 타일을 새로 시작할 수는 없겠지만........ 또 모르지. 100세 시대니까

재미있을 것 같다. 타일은 예쁘기도 하고. 그런데 무거운 타일을 들고 날라야 한다는데. 그게 좀 걸리네. 지금도 힘이 약한 건 아니지만...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일어나니까. 앞으로 내가 생각못한 좋은 일이 또 많이 일어나길.


그런데.... 내가 깜빡할뻔했다.

내가 코로나 걸렸다고 하니 다들 나를 걱정해주고 선물도 줘서 내가 엄청 감동해서... 울었다.... ㅠㅠ

빵집하는 동네 언니가 맛있는 빵 많이 남았다고 한 봉지 갖다줬다. 마침 먹을 것도 부족한데 밥 하기 너무 힘들어서 배고프던 때에 갖다줘서 한 봉다리 빵이 다음날 싹 없어졌다.

또 교무님이 좋은 계란 농장을 아신다고 계란 두 판을 보내주셨다. 엄청 빤닥빤닥한 계란이다. 좋은 계란 삶아 먹고 기운 내라고 하셨다. 삶아서 저녁에 두 개씩 먹었다.

엄마는 장어탕을 끓여서 동생이랑 같이 갖다주고 갔다. 엄마가 길을 못 찾아서 동생이랑 같이 왔고, 동생은 꿀물이 흐르는 고구마를 구워줬다.


예상치 못한 친절.... 어떡하나 싶은데.


내가 받은 친절을 남에게 돌려주며 사는 게 가장 좋겠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코로나 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