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삼성페이 그 이후
애플페이, 삼성페이, 알리페이와 위챗 등의 간편 결제 서비스들은 우리의 삶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불과 2~3년 사이에 지갑을 거의 갖고 다니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죠. 지인에게 선물받은 제 가죽 지갑은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서랍에서 고이 잠자고 있답니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이후에 결제 방식은 또 어떻게 바뀔까요? 얼마나 더 편리해질 수 있을까요?
네 두 손을 자유롭게 하리라!
런던에 사는 모건은 일을 일찍 마치고 강가로 달려 나갑니다. 해가 저물어가는 강가에서 조깅을 하며 하루를 갈무리한 그가 들른 곳은 동네 식료품 점입니다. 채소, 과일, 밀가루와 내일 아침에 먹을 빵까지 구매하고 나니 들어야 할 종이봉투가 양손 가득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갑이나 주머니를 뒤적여 카드를 꺼내지 않고 손가락을 결제 단말기에 딱! 댑니다.
어떻게 반지로 결제가 가능할까요? 바로 반지에 NFC와 토큰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Visa가 발표한 payment ring을 보고 제가 상상한 시나리오인데 그럴 듯 하지 않나요?
두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양손에 뭔가 잔뜩 들고 있을 때에 편리해보입니다. 결혼 반지도 두번이나 잃어버린 저에게는 위치를 찾거나 원격으로 비활성화를 시키는 기능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런 기능들은 기본적으로 고려가 되어야겠죠?
나 알쥬? 결제해줘요.
샌프란시스코 미션 스트리트에 있는 블루보틀 커피숍입니다. 제이슨은 블루보틀의 시그니쳐 메뉴인 교토와 스콘을 주문한 뒤 계산대로 갑니다.
제이슨: 스퀘어로 결제할께요.
점원: 제이슨씨 맞나요?
제이슨: 네. 맞아요.
점원: $9.5 결제해드릴께요.
간단히 대화만 했을 뿐인데 아이폰으로 알림이 옵니다. 지갑이나 휴대폰을 꺼내지도 않고도 결제가 되었네요. Square앱에 결제수단을 등록하고 auto check-in을 설정해두면 이렇게 상점의 점원이 상점 안에 있는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확인하여 결제를 요청할 수 있게 됩니다.
저도 사용을 해봤는데요. 편리성도 좋지만 점원과 상호작용을 추가로 더 하는 느낌이라 재미가 있더군요. 아마도 스퀘어로 결제를 몇번 하다보면 점원과 안면을 트게 될꺼고 그로 인해 상점에 대한 로열티도 증가하겠죠?
덤으로, 스퀘어가 인기를 끈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의 팁 문화를 결제 프로세스에 잘 녹였기 때문입니다.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 음식 값의 영수증을 받아 손님이 팁을 추가 기입하거나 현금을 건내어 줍니다. 하지만 스퀘어를 사용하면 결제가 완료된 뒤 영수증에서 적당한 팁을 직접 고르면 됩니다. 눈치보지 않고 15% 를 줄지 20%를 줄지, 직접 금액을 정할지 선택하면 된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배송해드려요.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도 '구매'만 누르면 바로 배송이 되는 쇼핑몰이 있다는 것 알고 계세요? 지름신이 강림하는 소리가 들리시죠?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지역에서 꽤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klarna라는 결제 서비스입니다.
Klarna를 지원하는 쇼핑몰에서 Pay after delivery 옵션을 선택하면 Klarna에서는 즉시 대금을 쇼핑몰에 지급하고 배송을 시작합니다. 사용자는 이메일로 발송된 인보이스를 확인하고 2주 내로 입금을 하면 모든 프로세스가 끝납니다.
만약 물건을 받고 입금을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 Klarna는 왜 이러한 위험부담이 있는 형태의 결제 수단을 제공할까요?
사용자 입장에서의 장점
- 배송받아 보고 물건이 마음에 들때 입금하면 된다.
- 구매 시점에 카드 정보 입력 등의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된다.
쇼핑몰 입장에서의 장점
- 카드 결제 수수료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Klarna입장에서의 장점
- EMV(Eurocard, Mastercard, Visa)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해 차지할 수 있다.
뛰어난 사용성으로 인해 결제 볼륨이 커지면 수수료 수익도 그만큼 늘겠죠? 실제로 2014년에 스웨덴 e-commerce의 40%를 차지했고, 100억불의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총 3가지의 신종 결제 수단을 소개했습니다. 이 결제 수단들이 상용화 된다면 어떨까요?삼성페이, 애플페이가 편리하긴 하지만 휴대폰을 항상 휴대해야 하고 지문 인증 또한 필요한데요. 앞으로는 그것조차 필요없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