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피곤합니다

어쩌다 피곤한 인간 #10

by 호우





10화. 피곤한 인간의 기록



오늘도 나는 피곤했다.

사람들 때문에, 말 그대로 사람 때문에.


백화점 행사장에서, 식탁에서, 피팅룸에서,

끝없는 자기 이야기와 무례, 감정 배출, 사사로운 간섭...

모든 순간이 나를 조금씩 지치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아, 오늘도 나는 약간 피곤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피곤함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더 잘 본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느낀 피로는, 사실 내 한계를 보여주는 표지판 같았다.

‘여기까지는 괜찮지만, 저기는 넘어가면 안 돼.’

그 표지판을 따라 조금씩 선을 긋고,

조금씩 나를 지켜보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피곤함은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덕에 나는 관찰력이 생겼고,

어떤 사람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지,

어떤 사람에게는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결국 나는 결론을 내린다.

세상은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그 틈새에서 내 시간을 지키는 것도 가능하다.


오늘도 나는 조금 피곤하지만,

그래도 살아남는다.

그리고 내일도, 아마 약간 피곤한 채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