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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kcook Jul 21. 2020

7월의 별식, 자두

초록 잎사귀로 보이는 빨간 보석

나에게 여름의 장점을 묻는다면 과일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자연이 주는 단맛은 습하고 더운 날의 꿉꿉함을 단박에 씻어주기 때문이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과일 무엇이 있을까? 수박, 참외, 포도, 복숭아. 생각만 해도 탐스럽고 침이 넘어간다.  길거리를 가득 메운 좌판의 과일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과일을 묻는다면 자두라고 대답하고 싶다. 


하트 모양처럼 봉긋하게 올라온 자두의 모습과 달큰새콤한 향은 여름철 뚝뚝 떨어지는 입맛을 단박에 끌어올린다. 한 입 베어 물면 새콤함과 자두 특유의 단맛이 입안을 감싸는데, 한입 가득 우물우물 씹고 있으면 금세 자두 씨앗만 남는다.


시골 부모님 집 뒤 자두나무는 거름이나 비료를 주지 않아도 매년 무럭무럭 열매를 맺었다. 아마 여름에 내리는 풍성한 비와 뜨거운 햇살이 그 빨간빛 보석을 만들었을 것이다.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자두를 따기 위해 동생과 사다리에 올라 욕심껏 자두를 딴 기억이 있다. 오래 두면 금방 물러버리는 자두 과육 탓에 온 동네 이웃들에게 나누어준 적이 있었다. 과일은 자연이 만들고 생색은 내가낸 셈이다.


올 해에는 자두를 따러가지 못했다. 그래도 여름이 되니 그 새콤함이 생각나서 농수산물 시장을 들러 자두를 샀다. 만 원어치 사면 한 봉지 가득 받을 줄 알았는데, 고작 10알이다. 물어보니 올해 자두가 잘 안들었다고 한다. 어쩐지 올 7월에는 엄마에게서 자두 먹으러 오란 연락이 안 오긴 했다. 아마 원래 여름철보다 더위가 늦게 시작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비가 많이 안 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갑작스레 연락이 끊긴 친구처럼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만원에 사 온 열 알. 소중하게 사온 자두라서 그냥 먹기엔 아쉽다. 어떤 걸 해먹을지 레시피를 고르기 위해서 유튜브와 검색창을 여러 번 두드려보았다. 


레시피를 검색해보니 자두에 대한 잡다한 상식들을 듣게 되었다. 칼로리는 낮아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둥, 여성에게 좋은 이브의 열매라는 둥. 우리가 흔히 알다시피 식이섬유도 많이 있다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영양도 좋은 것 같다. 


그중 제법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푸룬과 자두가 서로 품종이 다르다는 것. 푸룬은 유럽에서 자라는 과일이고, 우리가 먹는 빨간 자두는 동양계 과일이라고 한다. 하긴 생각해보면 빨간 자두를 말려도 푸룬 같은 색이 나오지 않긴 했다. 자두에도 동양계, 서양계가 있다니 새삼스레 신기하다. 


여름의 맛에서 시작해서 동양계 자두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두서없이 써둔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자두로 만든 레시피를 선보이려고 한다. 푸룬 그래놀라와 생과를 올린 요거트볼도 만들었고,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서 자두 샐러드도 만들어 보았다. 사진도 멋지게 찍었기 때문에 얼른 글 올려보고 싶다. 여름의 맛을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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