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니 딱복, 물복, 천복(?) 가리지 않고 복숭아의 시대가 열렸다. 복숭아로 어떤 요리를 만들어볼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여름을 차게 만들어줄 시원한 음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천도복숭아는 잘게 썰어서 알룰로스랑 살짝 졸인 다음에 콩포트를 만들어서 민트랑 같이 탄산수에 넣어 천도복숭아 모히또를 만들었다. 천도복숭아의 노랗고 빨간 색감이 여름 풍경과 어우러지는 대신 단맛은 생각보다 덜했다. 달달함이 떨어져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애플민트의 상쾌함이 천도복숭아의 모자란 단맛을 잘 채워줬다.
문제는(?) 백도 복숭아. 탐스러운 핑크빛 색깔에 마음을 빼앗겼는데, 막상 먹어보니 향만 담았지 맛이 영 맹숭맹숭하다. 그대로 둬도 맛이 들지 않을 것을 알기에 과감하게 스무디로 만들어보기로 한다. 복숭아를 네모지게 썰어서 요거트 한통, 아몬드 밀크를 넣고 시원하게 갈아준다.
레시피라고 하기엔 너무 간단하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 여름에는 누가 뭐래도 간단한 레시피가 딱이다. 기분 좋은 복숭아 향을 담았지만 요거트의 상큼함이 더욱 매력적인 복숭아 요거트 스무디까지 완성.
한편으로는 아몬드 밀크가 아닌 코코넛 밀크를 넣어보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코코넛 밀크가 주는 풍미 깊은 단맛이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다시금 생각해보면 코코넛의 묵직함때문에 복숭아 향기가 달아났을 수도 있겠다.
기대감을 한 아름 갖고 사온 복숭아. 향기만 남고 단맛은 날아갔지만, 그 날아간 자리에 민트의 상쾌함. 요거트의 상큼함이 남았으니 나름 위안을 삼아 본다.
복숭아 자태에 속아 밍밍함만 남긴 사람이 있다면, 이 레시피를 보며 위안이 되길 바라며.